전북이 낳은 시인과 화가, 서예가가 함께 만났다. 전북의 아름다운 산하와 문화를 시서화(詩書畵)로 노래하기 위해서다.
“산그늘 내리는 어용전 바람소리 휘감기면
하늘에서 깨어나는 조선왕조 그 눈부신 숨결의 떨림
온세상 전주에 담고 오백년 태어난 은혜 빛났던 날들 또렷이 살아남아
용의 눈물로 흐르는 어진(御眞). 날마다 해를 삼킨 세월의 그리움을 드러내는 몸짓이네”. (경기전에서)
경기전의 소회를 읊은 시인 박만기의 감성은 월산 김문철 화백이 수놓은 아름다운 화폭과 만나 시정(詩情)을 더한다. 우관 김종범이 화폭의 여백에 아름다운 서체로 시를 옮기자 경기전은 막 잠에서 깨어난다.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 특별전의 하나인 아름다운 전북전은 수려한 산과 맑은 물, 명승고적, 지역의 훈훈한 인심을 서예가와 시인, 화가들이 함께 예찬하는 자리. 모두 32개 작품이 출품되고 한 작품당 3명씩 참여해 작가수는 96명에 이른다.
‘전주 풍남문’(김남곤 이용 최전숙), ‘군산 월명공원’(이복웅 이호영 이동관), ‘남원 지리산’(최승범 진영근 김병종), ‘완주 대아경천’(이기반 김두경 서제섭), ‘임실 섬진강’(심옥남 정천모 박인현), ‘부안 채석강’(우미자 김병기 임효) ‘군산 금강하구’(이병훈 김승방 방의걸) 등 32개의 작품마다 전북의 정겨움과 아름다움이 샘솟는다.
작가들은 군산 금강하구둑에서 ‘새의 나라’를 찬미하기도 하고, 익산의 솜리정거장에서는 몸뻬를 입지 않은 아낙을 소재삼아 전라도의 소박한 풍경을 전한다.
그런가 하면 시선을 정읍 동학유적으로 옮겨 “만석보에 서면 핫바지 저고리의 서러운 원혼이 갈대숲 되어 바람에 휘날린다”며 전북의 정신을 시와 서예와 그림에 담아 노래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전북전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오는 11월5일까지 열린다.
/김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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