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음색을 추구하는 현대음악에서 관악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한국음악협회 전북지회 신상호회장(전북대 음악학과 교수)은 “관악은 각 악기별 특색있는 음향을 집대성, 수 많은 음색을 구사할 수 있다”며 “현대음악에서 관악을 모르면 음악어법이 편협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북지역 관악의 역사는 우리나라 어느 지역보다 앞선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전북지역 관악 전성기의 주춧돌은 1940년대 후반에 놓여졌다.
물론 전주사범학교와 신흥학교 밴드부가 일제시대에도 활동했지만 본격적인 출발은 1940년대말 전주공고와 전주농고 관악부가 기지개를 켜면서부터다.
이어 1950년 전북경찰악대가 창설됐고, 1963년 전북관현악단이 창단됐으며 1970년대말에는 도내 각급 학교에 관악부 창설이 붐을 이뤘다.
1970년대 이전 전북지역 중·고교 관악교육은 고광호·김을용·김인수·김정두선생에 의해 주도됐다.
특히 전북지역 관악사의 한 복판에는 지난 1992년 향년 75세로 작고한 고광호선생의 자취가 뚜렷이 남아있다.
1947년 당시 전주공업중학교에 부임한 그는 1951년 학제개편으로 전주서중과 전주공고 관악부를 맡아 1970년대 중반까지 전국 최고의 명성을 넘기지 않았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전북경찰악대 지휘봉까지 잡았던 그는 1959년 전북관악제를 창설했으며 전북관현악단 창단에도 주도적 역할을 해냈다.
또 한국음악가협회 전북지부장과 한국관악협회 전북지부장·전북도 예총회장등을 역임하면서 일생을 지역 음악발전에 헌신했다.
해방후 우리나라의 관악이 1946년 제1회 취주악경연대회를 기점으로 활성화됐다는 점에서 볼 때 전북지역 관악교육은 전국 각 지방중에 가장 앞선 셈이다.
고광호선생의 제자인 신상호교수는 “현재 중·고교 관악교육이 각종 행사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게 아쉽다”며 “전북관악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선배 음악인들의 업적을 훼손시키지 않기위해서는 인성을 바탕으로 기초와 원리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음악협회 전북지회는 소리축제를 계기로 전북 관악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18일과 19일 오후2시 전북대 건지아트홀서 열리는 ‘전북관악의 역사’학술세미나에서는 노동은 교수(중앙대)가 ‘한국관악사’에 대해, 이석원교수(서울대)가 ‘청각기관의 구조와 생리적 기능’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한다.
또 신상호 교수(전북대)가 ‘전북 관악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발표하고 전주공고 관악동문회 유갑수회장이 ‘고광호 선생의 생애와 공적’을 소개한다.
/ 김종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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