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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실상사의 창건당시 가람배치 확인



구산선문의 최초 가람인 남원 실상사가 창건(서기 828년) 당시에는 남북이 긴 일자형(一字形) 평지가람의 전형으로 건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6년 이후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에서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홍성빈)는 12일 오후 1시 발굴현지에서 현장설명회와 지도위원회를 열고 중문지와 강당으로 추정되는 건물지, 그리고 법당지(2000년 조사) 등 지난 3월 이후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팀은 창건 당시 실상사는 중문지와 석탑, 석등, 보광전(금당), 추정 강당지 등이 일자형으로 곧게 서 있는 평지가람 형태를 보였다고 밝혔다.

 

발굴결과 중문지는 현 천왕문과 종각 사이에서 남북 2칸, 동서 3칸 규모로 자리하고 있으며 기단 규모를 복원하면 남북 1,146cm 1,799cm로 추정되며 건물 규모만 남북 706cm 1,308cm로 확인됐다.

 

중문 건물의 형태는 정면이 크고 측면이 좁아 단층의 맞배집 모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광전과 동일한 축선의 북편에서 확인된 추정 강당지에서는 지표아래 30∼50cm에서 건물지 3개 이상이 중첩돼 나타났으며 보광전 오른쪽에서는 동서 3칸 남북 7칸짜리 건물지도 발견됐다. 이건물지는 일자형 가람을 감싸고 있는 회랑의 서쪽부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성빈 소장은 “올해 조사를 통해 실상사의 창건 가람 배치를 알 수 있는 건물지의 규모가 대략 확인됐다”며 “발굴 결과 중문지와 석탑, 보광전, 추정 강당지가 곧게 서 있는 일자형 가람배치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추정 강당지에서는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생각되는 암·수막새 기와와 청자 조각, 중국 청·백자 조각 등이 출토돼 건물터 축조시기를 추정케 하고 있다. 특히 9세기께 축조된 가람에서 나오는 돌을 깍아 만든 납석 소호와 종형 토기가 출토돼, 실상사 창건 시기가 문헌에 기록된 흥덕왕 3년(828년)임을 입증했다.

 

지도위원으로 참석한 조유전 문화재연구소장은 이날 “실상사 초창기 가람 주형태가 드러난 만큼 추정강당지에 대한 추가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발굴팀도 추정 강당지에 대한 정밀조사와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내년 3월부터 발굴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편 발굴팀은 지난해 확인된 목탑지의 목탑 높이를 경주 황룡사의 목탑지보다 1m이상 높은 23m로 추정,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불교 선종의 최초 가람인 실상사의 문화유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남원=신기철·임용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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