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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의 한문속 지혜찾기] 다 임자가 있는 것

다 임자가 있는 것

 


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부천지지간, 물각유주,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무릇 천지 사이에 있는 물건은 다 주인이 있으니 진실로 나의 소유물이 아니면 비록 터럭 하나라 하더라고 가질 수 없다.

 

소동파가 쓴 〈전적벽부(前赤壁賦)〉에 나오는 말이다. 

 

강 위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산 위로 둥실 떠오르는 달과 같은 자연 외에 이 세상에 임자가 없는 물건은 아무 것도 없다. 달이야 내가 아무리 많이 쳐다본다고 해도 탓할 사람이 없고 맑은 바람 역시 가슴을 풀어 헤치고 실컷 쏘인다 하여도 아무도 나서서 막을 사람이 없다.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무진장으로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달과 바람인 것이다. 이러한 달과 바람 같은 자연 외에 내 물건이 아닌 것을 탐해서는 안 된다.

 

내 물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내 물건인 양 쓰는 사람이나, 내 자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버티고 앉아 있는 사람은 다 도둑이다.

 

칼을 들이대고서 돈을 빼앗거나, 담을 넘어 들어가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만 도둑인 것이 아니다. 공적 자금을 유용한 사람, 회사 돈을 해외로 빼돌린 사람, 남의 자리를 빼앗은 사람 등도 다 담을 넘은 도둑 못지 않게 큰 도둑들이다.

 

엄벌해야 한다. 그리고 감시를 해야 할 사람이 감시를 소홀히 하여 도둑을 맞았다면 감시를 소홀히 한 그 사람은 도둑을 양성한 사람이다. 이 사람 역시 도둑 못지 않은 사람이다.

 

벌을 받아야 한다. 갖고 싶은 것이 있거든 달을 실컷 쳐다보고 바람이나 실컷 쏘이자. 일시적 향락을 위해 남의 돈에 손을 댔다가 평생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夫:어조사 부  間:사이 간  物:물건 물  苟:진실로 구  雖:비록 수  毫:털 호  莫:말 막  取:취할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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