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빛바랜 흑백사진에서 눈을 뗄 줄 모른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는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 흥에 겨워 손자들에게 열심히 설명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역사사진전 ‘백년전 우리는…’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23일 처음 문을 열어 지금까지 모두 4천여명의 관객들이 전시장을 찾아 열기를 짐작케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7백명이 넘는 관객이 입장했는가 하면 휴일에는 5백명이 넘는 관객들이 입장, 인기몰이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같은 전주에서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타지역에서도 ‘백년전 우리는’기획전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리전당 측은 지역 순회 전시를 열고 여름방학 즈음에 서울 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어린이, 가족단위를 대상으로 문화체험의 기회를 마련해 주려는 기획의도가 맞아 떨어진데다 함께 기획된 가족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와 연계한 것도 관객몰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 전시담당자의 분석이다.
독일인 신부 노베르트 베버신부가 일제강점 초기 한국을 방문해 찍은 사진 2백50여점을 전시하는 이 자리는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중앙공연문화재단(대표 양승룡)이 주최하고 전북일보가 후원하고 있다.
지난 78년 독일의 한 수도원에서 발견된 이 필름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돼 관심을 모은다. 조선말 궁중과 사대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간혹 전시됐지만 우리 선조들, 서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전시는 크게 4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 전통혼례와 상례의 전 과정을 영화찍듯 담아놓은 ‘혼례·상장례’를 비롯해 소몰이 풍경, 짚신짜기, 가족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농촌생활’, 그리고 옹기를 굽는 옹기장이 부터 짚신짜는 농부·베짜는 아낙네를 찍은 ‘가내공업’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소고춤과 북춤, 승무춤을 담은 ‘춤과 장단악기’과 ‘교통수단’ ‘근대식 학교’ ‘금강산의 절경’ 등도 눈길을 모은다.
이와 함께 매주 토요일마다 마련되고 있는 전통문화 체험도 나이 어린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시실 2층에서 열린 소쿠리 만들기에는 부모 손을 잡은 초등학생 2백여명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군산에서 두 딸을 데리고 온 박지향씨(37)는 “나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갖가지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도 그렇지만 소쿠리를 만들며 신기하게 여겨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효과가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일반인 3천원, 학생 2천원. 단체는 1천원. 그러나 전북일보 독자(할인권)에게는 50%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이 전시회는 1월 3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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