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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맞는 새해의 희망



새해를 기쁨과 희망으로 연 사람들. 2002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부문의 송승근씨(26,  정읍시 신태인읍 신태인리 144-18, ‘낡은 구두’), 소설의 김경희씨(42,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 금호 2차 아파트, ‘블라인드를 걷다’), 수필의 강현자씨(40, 경기고 안양시 부림동 부영아파트 307동 103호, ‘사초’). 

 

지난 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부활된 이후 가장 많은 응모작이 몰렸던 올해, 심사위원들은 놓치기 아쉬운 작품이 유난히 많았다며 글쓰기의 역량을 돋보이는 문학도들이 확대되어가는 현상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응모작 편수는 1262편. 시(괄호안은 지난해 응모편수)  980편(974) , 소설 1백1편(96), 수필 1백81편(121) 등 모든 분야에 응모작이 크게 늘었다.

 

작품 수준이 고르지 못한 한계는 있었으나 결선에 오른 대여섯편의 작품들은 워낙 문학적 완성도가 높고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역량이 돋보였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이었다.

 

올해 당선자들은 예년에 비해 연령층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소설의 김경희씨나 수필의 강현자씨 모두 40대의 중년을 맞은 주부들. 이미 문예지를 통해 등단했거나 동인모임을 통해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온 문학인들이다.

 

게다가 김씨는 수필집까지 펴낼 정도로 활발하게 발표 활동을 해온 수필가. 그러나 해마다 신춘문예 계절이 되면 당선에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여러차례 응모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수필발표 활동을 해오면서도 소설에의 꿈을 버릴 수 없었다”는 김씨는 수필이 철저하게 자기체험의 언어여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느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는 현대 여성의 존재인식과 삶의 모습. 당선작 ‘블라인드를 걷다’도 남편을 위해 젊은날을 희생하고 헌신한 중년여성의 삶을 그린 것이다.

 

사회의 중심으로부터 빗껴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그는 광주여대와 조선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수필 ‘사초’로 당선한 강현자씨는 시를 공부해온 문학도. “글쓰기로부터 나의 존재 의미를 찾는다”고 주저없이 말할 정도로 문학에 대한 신념이 강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문학을 가까이 했으나 여성에 대해 편견을 갖고있는 아버지의 반대로 대학진학을 포기해야했다는 강씨는 방송통신대에서 국문학을 전공, 줄곧 창작수업을 해왔다. 좋은 시인이 되는 것이 소망이지만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수필로는 처음으로 신춘문예에 도전했다고 했다.

 

당선작 ‘사초’는 그의 유년시절 아버지에 대한 아픈 체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른이 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느날 문득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깨닫게 되면서 밀려오는 그리움을 이 작품에 담았다.

 

“늘 글쓰는 엄마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당선의 기쁨을 안겨 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는 강씨는 시쓰기의 열정으로 문학작업을 보다 폭넓게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첫도전으로 얻은 당선의 기쁨은 시 당선자 송승근씨의 몫이다. 전주대 불문과 졸업반인 그에게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은 예상치 못했던 기쁨이자 자신의 진로를 정리해주는 창과도 같다.

 

“김남주 시인 같은 힘있는 시를 쓰고 싶다”는 송씨는 어느 시대에서건 문학이 지니는 역할과 힘은 유효하다고 믿는 문학도. 스스로 가슴 절절함이 부족해서 더 고뇌하고, 더 치열하게 사회와 삶을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들 세명 당선자들은 모두 이지역 출신들이다. 광주에서 살고 있는 김경희씨는 부안이, 안양에 살고 있는 강씨는 장수가 고향이다.

 

“고향의 신문사 신춘문예여서 기쁨이 더욱 컸다”는 이들은 고향이 언제나 자신들의 문학을 있게하는 기둥이다고 주저없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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