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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전주국제영화제 안해룡 컨텐츠디렉터



“전주국제영화제만의 기획인 ‘디지털삼인삼색’이 전세계 40여개 영화제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노테르담이나 베니스, 야마카타, 토론토 같은 유명 영화제에도 특별상영될 만큼 세계의 영화관계자들이 전주영화제만의 독특한 제작프로젝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전주영화제가 그동안의 우려와는 달리 생산적이고 대안적인 영화제로 한발찍 내딛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습니까.”

 

지난해 프로그램어드바이저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전담했던 안해룡씨(40). 그가 올해는 콘텐츠디렉터 겸 홍보팀장으로 전주영화제호(號)의 방향타역할을 맡고 나섰다. 

 

영화의 전반적인 밑그림은 서동진프로그래머가 주도하지만 시민들이나 관객들이 영화제의 성격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은 이제 모두 그의 손을 거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전주영화제와 인연을 맺을 때만 해도 기존 프로그램을 보완하기 위한 역할쯤으로 알고 합류했다가 ‘코가 뀄다’는 그는 2002전주국제영화제는 여러가지면에서 ‘지난해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만 해도 전임 프로그래머가 중도하차해 영화를 치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전반적인 균형과 조화를 고려하면서 영화를 선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과 조직을 확보했습니다. ‘2002전주국제영화제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덕분이지요.”

 

1회와 2회가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올해 영화제에서는 전주영화제만의 성격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모든 것이 달라진 새로운 시작의 원년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올해 전주영화제의 코드는 ‘디지털’과 ‘아시아’‘비엔날레’.

 

“전주영화제가 시작부터 디지털을 화두로 삼은만큼 올해 영화제 역시 최근 디지털영화의 제작경향과 흐름을 조망할 것입니다. 전주만의 독특한 제작방식인 디지털삼인삼색과 디지털영화의 교육적 성과로 꼽히는 디지털필름워크숍도 더욱 안정된 모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봅니다”

 

상업적으로 치장하지 않은 예술적이고 발언적인 경향을 지닌 인디펜던트(Indenpendent) 아시아영화를 적극발굴하고 있다고 소개한 안팀장은 “영화제가 격년제로 기획하는 비엔날레의 화두 ‘애니메이션’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도 예술적이고 대안적인 영화가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관객들이 ‘이런 애니메이션도 있구나’하는 감탄이 터져나올만한 색다르고 상상력넘치는 애니메이션도 적지 않습니다.”

 

안팀장은 이제 전주영화제는 장기적인 안목에 대해 더많은 고민이 있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부산영화제나 부천영화제는 상업적인 성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최대의 영화축제로 발돋움한 부산영화제는 PPP(부산필름프로모션)을 앞세워 마켓규모를 키워가며 있습니다. 그런 만큼 전주영화제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예술적이고 새로운 영상을 추구하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자본에서 멀어졌거나 소외된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상업적 영화의 식상함이나 지루함을 탈피해 내용적으로 좋은 영화제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것이지요. 물론 대중성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는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무적인 스탭들은 물론 전주영화제의 컨셉을 빚고 프로그램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인력이 영화제의 관건”이라고 말하는 안팀장은 ‘사람’을 만들어가는 일에 앞장서있다. 

 

전주영화제가 올해 더욱 든든해 보이는 이유도 바로 그의 역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안해룡씨는...

 

전주영화제 컨텐츠디렉터외에도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 서울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안해룡씨는 한국 최초의 비디오저널리스트(Video Journalist)로 이름높다. 방송프로그램의 기획·취재·촬영·편집을 나홀로 도맡아 사회의 틈새를 집중조명하는 VJ는 현재는 1천여명을 헤아리지만 지난 90년초대만 해도 안팀장이 유일했다.

 

정읍출신으로 서강대를 졸업한 안씨는 지난 80년대 직장까지 포기하며 저널사진분야에 뛰어들었고, 시위현장에서 한 일본인 프리랜서기자를 만나면서 VJ에 발을 내딛었다.

 

지난 90년대초부터 케이블TV 아시아리포트, KBS 일요스페셜 등에서 방영된 ‘오키나와 엑터즈 스쿨’을 비롯해 간첩혐의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어느 재일한국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그래도 조국을 사랑한다’를 일본방송사에 공급하기도 했다.

 

그는 VJ외에도 자유기고가, 뉴미디어운동가로 활동하며 일본의 전쟁책임과 관련된 강제연행, 조선족, 입양아 등 소외된 사람들의 지난한 삶을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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