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두번째로 설립된 전북대 수의학과가 올해 뜻깊은 행사를 갖는다.
오는 10월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이 모여 개교 5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하기로 한 것. 반백년을 맞는 시기를 두고 1951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일부 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대학 통계연보에 따라 올해를 50주년으로 정한 것이다.
전북대 수의학과는 그 연륜만큼이나 탄탄한 토대위에서 걸출한 인재들을 배출한 학과로도 손꼽힌다.
이 대학 졸업생들은 도내 축산관련 공직과 대학강단은 물론 농림부와 충남·강원지역 공직에도 다수 진출, 요직을 맡고 있다.
농림부에는 이승원씨와 임경종씨 등 8명의 동문이 서기관과 사무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도에서는 도홍기 축산과장과 최인방 축산진흥연구소장 등 60여명이 축산정책 수립및 연구활동을 도맡고 있다.
특히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전국 5개지원중 현재 군산과 인천·부산지원장이 이 대학 출신이고 전북도 축산진흥연구소의 경우에는 동문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소장을 비롯, 수의사 57명중 54명이 동문이다.
후학양성에 나선 교수진도 대부분이 동문. 1회 졸업생인 백영기교수를 비롯 이재구·김종면·이주묵교수에 이어 6회 이호일교수가 최근 정년과 함께 강단을 떠났지만 학장인 임병무교수(8회)와 학과장 임채웅교수(34회)등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개업수의사의 경우 현재 도내에 1백50여명을 비롯, 충남과 강원·수도권지역에서도 다수 활동하고 있다. 충남지역에서는 수의사회장과 사무국장, 가축위생연구소 부여·아산지소장직을 이 대학 출신이 맡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하다.
지난 25·26일에는 동문회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경인지역과 서울지역 동문들이 자체 모임을 갖고 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동창회장은 백승운 (주)하림 부사장(5회)의 뒤를 이어 지난해 2월부터 공영옥(孔泳玉·62) 전북도의원이 맡고 있다.
전공관련분야외에서 입지를 굳힌 동문들도 상당수다.
서금석 국가정보원 전북지부장이 16회 졸업생이며 농협전북본부장을 역임하고 (주)전북종합무역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고무창씨도 11회동문이다. 또 64년 졸업생인 서승씨는 KBS전주방송총국 편집부장을 역임했다.
미국과 호주 등 일찌감치 해외에 진출한 동문들의 활동도 눈길을 끈다. 50주년 행사에 참석, 특별강연을 하게 될 1회 졸업생 윤영헌 박사와 23회 김정환박사(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는 미국 학계에서 그 명성을 떨쳤다.
또 미국에서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문재룡(11회), 이기상(19회), 채규환(21회)씨도 자랑스런 동문으로 선정돼 재학생들을 위한 학술세미나에 초청됐다.
1965년 이전 졸업생들은 중·고교 교단으로도 다수 진출했다.
수의대 동창회는 지난해말 단과대학 동창회차원에서 세번째 동문회보를 발간, 동문들의 단합을 과시했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2차례씩 발행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올 학과 창설 반백년을 맞아 사회각계에 진출한 동문들은 모교발전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시험동물 연구동 건립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전북대 수의과대학 수의학과는 농과대학 수의학과로 태동, 지난 88년 10월 단과대학으로 승격된 이후 97년 6년제로 개편됐다.
/나의 대학시절/ 최인방 道 축산연구소장
“60년대 중반, 실험실이 없어 우시장에 나가 실습을 해야 할 정도로 여건은 좋지 않았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만큼은 뜨거웠습니다”
수의학과 13회 졸업생인 최인방(崔仁芳) 전북도 축산진흥연구소장은 “63년 입학할 당시 농과대학이 익산에서 현재의 캠퍼스로 이전, 건물 한동에서 농대 학생 전체가 수업을 받았다”면서 학창시절을 회고했다.
학교주변 덕진동·금암동 일대가 뽕나무밭이었던 67년 수의학과 졸업생은 14명이었고 농과대학 한 학년 전체가 1백30여명에 그쳤다는 게 최소장의 설명. 현재의 구정문 주변에 있었던 정미소와 수업이 끝나면 교수님들과 함께 종종 들렀던 막걸리집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한다.
재학시절 학회장을 맡았다는 최소장은 “졸업때까지 1백60학점을 취득해야 하는 관계로 하루 8시간 수업이 일쑤였지만 교수와 학생 모두 가족적인 분위기였다”면서 “수의학과에는 여학생이 한명도 없었고 농과대학 전체를 통틀어서도 단 3명뿐이었다”고 말했다.
80년대부터 여학생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 현재는 전체 학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선배들의 시각에서는 다소 이채롭다.
순수 애견 전문잡지 페티앙 박현종대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애견 전문지 ‘페티앙(PETIAN)’의 창간 주역은 전북대 수의학과 졸업생과 교수들이다.
인간과 함께하는 ‘반려(伴侶)동물 교양지’를 내세워 지난해 2월 창간호를 낸뒤 월간으로 발행해오다 7월부터 격월간으로 체제를 전환한 ‘페티앙’의 발행인은 88년도 졸업생인 박현종씨(37).
지난 2000년 11월 박씨가 대표이사를 맡아 출범시킨 (주)페티앙은 출판사업부와 애견신분증사업부·인터넷사업부로 나뉘어져 애견문화 선진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에서 첫발을 내딛었지만 최근 경기도 용인시로 근거지를 옮겼다.
박대표는 “일반인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애완동물 관련 상식이 많고 국내 애견협회도 양분돼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애견문화 정착을 위해 전문지를 창간했다”고 발간동기를 밝혔다.
창간과정에서 동문들의 격려와 함께 자문위원겸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수 교수 등 재직 교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큰 도움이 됐다.
(주)페티앙이 최근 역점 추진하고 있는 일은 ‘애견 신분증 발급 사업’. 사람의 지문처럼 개의 코에 있는 무늬도 개체에 따라 각기 다르다는 점을 이용,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그 비문(鼻紋)을 등록해서 신분증을 발급하는 사업으로 현재 전국 동물병원의 3분의 1 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애견 주치의로 수의사생활을 시작한 박대표는 에버랜드 국제화기획실에서 애견문화를 연구한 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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