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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학교] 교사일기 - 시작 그리고 설레임



"이 세상에 아이들이 없다면 교육도 없고, 학교도 없고, 운동장도 없고, 운동장의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는 눈부신 하느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라는 시인 안도현님의 시가 생각난다.

 

다시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모악산의 넉넉한 품 안에 자리잡은 우리 학교. 여기에서 생기발랄한 중학교 1학년을 담임하고 있다.

 

새로 시작한다는 것, 새 것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설레임과 기대와 기분좋음을 가져다 주는지! 새로운 아이들, 새로운 교실, 새 컴퓨터 등.

 

올해는 정말 아이들을 사랑으로 잘 가르쳐 보겠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 때문에 지루하게 잔소리를 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교육과정이 많이 다르고, 중학교 생활 중에서 1학년 때 공부하는 습관을 잘 들여야하고, 한 해 중에서 지금 이 3월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고, 자신에게 펼쳐지는 새로운 미래는 모두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그리고 담임으로서 가장 중요한 말, 우리 모두는 여기 1학년 2반 교실에 뭔가 발전하고 즐거운 생활을 하기 위해 모였다고 얘기했다.

 

"win-win 전략"처럼 친구도 나도 모두 발전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되, 스스로 행동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고. 그래서 1학년이 끝난 뒤 우리 반 모두가 성적, 친구관계, 생활태도 등 모든 면에서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학급 마무리 잔치를 하자고.

 

아이들은 학교라는 삶의 공간에서 잔소리나 노트정리나 시험으로 자라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모든 것을 이해하는 친구와 부모님과 선생님과 언제나 그들을 감싸주는 자연이다.

 

아이들이나 나나 서로 지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배워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공동체를 일궈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부지런을 떨어 빨리 학교에 가고 싶은 교실, 하루를 시작하는 설레임과 신선한 지식과 풍부한 지혜, 재미있는 유머가 넘치는 신바람 나는 즐거운 교실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우리 반 모두가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여, 미래에 대한 행복한 꿈을 꾸는 예쁜 교실로.

 

/ 최영복 (금산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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