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수업과 체벌 등을 둘러싸고 교육계가 또한번 요동을 치고 있다. 교육부가 이와 관련한 새로운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어제 금지됐던 일이 내일은 허용되는 우리 교육의 서글픈 현주소다.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의 혼돈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학교들이 있다. 통칭 대안학교로 불리워지는 특성화고교들은 매번 바뀌는 교육제도에도 흔들림이 없다. 입시위주 교육과정을 탈피해 뚜렷한 교육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완주 세인고와 무주 푸른꿈고는 도내에 소재한 대표적 특성화고교 역시 마찬가지. 똑같이 4년전 설립돼 올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들 두 학교의 새학기는 보통의 고교와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입생 구성부터가 일반 학교와 다르다. 평준화지역 고교 탈락자생들의 집합소 정도로 여긴다면 오산이다. 이들 두 학교 공히 일반계 고교에 앞서 신입생 모집을 한다. 경쟁률도 치열했다. 세인고의 경우 40명 모집에 전국 각지에서 2백여명이 몰려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푸른꿈고에도 20명 모집에 40명이 지원했다. 일반 고교에서야 성적순으로 뽑지만 이들 학교에서는 학교측이 추구하는 교육목표를 거둘 수 있는 기준으로 학생들을 선발했다. 이들 기준에 따르면 모범적이며 아주 우수한 성적의 학생은 탈락되기가 쉽다.
일반계 고교와 더 큰 차별성은 교육과정에 있다. 교과 공부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인성교육·개별화교육·특기적성교육을 더 중시한다는 점에서다.
세인고의 경우 일반에게 다소 생소한 ‘5차원 전면교육’으로 유명하다. ‘심력·체력·지력·인간관계능력·자기관리능력’을 기르는 데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전교생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거나 1인 2악기 연주 기능을 습득케 하는 것도 이같은 교육과정의 일환. 1학년 과정에 중국 여행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학생들에게 세계적인 눈과 열린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푸른꿈고는 생태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과정 역시 자연을 사랑하고 공동체적 삶을 꾸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풍물, 연극, 도자기, 목공예 등 특기적성 교육에도 열심이다. 3박4일 일정으로 봄·가을에 실시하는 기행은 자연을 사랑하고 고난을 이기는 심신훈련 과정이다.
18일 이들 두 학교 현장을 둘러본 도교육위원들은 “일반 학교와 다른 교육과정도 과정이지만 박봉의 월급에도 혼신을 다해 학생들을 뒷바라지 하는 교사들에게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를 초월한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도 불구하고 두 학교 졸업생들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고 첫 졸업생(36명)중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22명, 전문대 4명, 중국·미국·필리핀 유학 7명 등이다. 푸른꿈고 졸업생(16명)들도 대학 진학(12명)과 유학(2명)·취업 등의 진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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