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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몸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몸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富潤屋, 德潤身.

 

부윤옥, 덕윤신.

 

부(富)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한다.

 

《예기(禮記)》〈대학(大學)〉편에 나오는 말이다.

 

부잣집에 초대를 받았다. 웅장한 대문부터가 사람의 기를 죽게 했다. 마당에 들어서니 골프를 쳐도 괜찮을 만큼 잔디가 넓게 깔려 있고 마당 한 쪽에서는 분수가 솟고 있었으며 그 옆에는 야외 수영장이 있었다.

 

그리고 정원에는 각 종 관상수와 화초들이 즐비하였다. 저택에 들어서니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내부가 화려하다. 부(富)는 확실히 집을 윤택하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후, 나를 아주 넓은 서재로 안내한 주인은 "이것들 좀 구경하시라"며 고서화를 내놓기 시작하였다.

 

명가의 낙관이 있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놀란 눈으로 작품을 보기 시작했다. 주인은 연신 작품의 가격을 들먹이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한다. "이것은 10년 전에 1.000만원을 주고 산 것이고 저것은 3.000만원에 구한 것이며......"

 

그런데 참으로 딱하게도 그가 내놓는 작품들은 모두가 다 가짜들이었다. 그러나 주인은 나한테는 한마디도 말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가격만 계속 주워 섬기고 있었다. 왠지 그가 불쌍해 보였다. 그의 화려한 집도 갑자기 초라하게 보였다.

 

돈이 집의 겉모양은 최상급으로 꾸며 주지만 사람의 정신까지 윤택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정신을 살찌게 하여 자신을 윤택하게 해 주는 것은 마음에 쌓은 덕과 진리에 대한 차원 높은 안목인 것이다.

 

富:부자 부  潤:윤택할 윤  屋:집 옥  德:덕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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