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대사습청 건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사습청 건립은 십수년전부터 국악인들이 소망해온 사업. 역사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대사습놀이의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대사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갈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판소리의 본고장’이라는 명성과 긍지가 무색하다는 여론이 제기되어왔었다.
(사)사단법인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사장 배기봉)는 최근 대사습청의 건립 당위성과 필요성을 전주시에 적극 요청, 시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고 16일 밝혔다.
배기봉 이사장은 “대사습대회가 전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악인 등용문인데도 대사습보존회가 도립국악원에 접방살이 하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전주와 국악인들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사습청을 세워야한다고 시에 건의,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실제 전주시는 지난달 말 문화관광부에 대사습청 건립을 위한 국고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추진상황은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현재 국고 20억원과 도와 시비 20억원 등 모두 40억원 규모로 건립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라고만 밝혔다.
대사습보존회도 건립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한선종·한광수)를 구성, 본격적으로 건립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한광수공동위원장은 “대사습청은 기존의 공간과는 전혀 다른 대사습만의 기능을 살려나가야 한다”며 “보다 구체적인 기능이나 운영방향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내는 공론화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고 소개했다.
국악계와 전문가들도 대사습청이 또 하나의 국악공간이 아닌 대사습청만의 특성을 살린 공간으로 건립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소리를 가르치는 전수관 기능이나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보다는 음성기록 보존 등 판소리를 특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군산대 최동현 교수는 “명창들이 운영하는 전수관과 기능이 중복되는 것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소리 자체가 문화유산이므로 소리박물관 형태로 대사습청이 지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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