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誰言寸草心으로, 報得三春輝인고? (言或作將)
수언촌초심으로, 보득삼춘휘인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으리오? '한 마디 풀의 마음으로 그 풀을 길러준 따뜻한 삼월 봄볕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다고.'
당나라 때의 시인 맹교(孟郊)의 〈유자음(遊子吟)〉이라는 시의 마지막 두 구절이다.
어버이의 사랑은 끝 간 데가 없이 높고 깊다. 그리고 말이 없다. 조건이 없다. 만물을 키우는 봄 햇볕처럼 그저 따뜻하게 비춰주고 있을 뿐이다. 그 큰 은혜를 감히 헤아릴 수나 있겠는가?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 어머니, 지금은 바쁘니까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이번 일만 잘 풀리고 나면 정말 효자 노릇 한번 잘 하겠습니다.'라고. 다 거짓말이다. 부모님은 아이스크림과 같다. 장차 효도할 계획을 짜고 있는 사이에도, 누가 모실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는 사이에도 아이스크림은 녹고 있다.
어느 날 아이스크림은 다 녹아 버리고 빈 막대기만 남았을 때 그제야 통곡을 한들 무슨 소용이랴. 바쁘면 바쁜 대로 형편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지금 할 수 있는 효를 행하자. 돈으로 효를 대신하려 하지말고 몸과 마음으로 효를 실천하자.
진심에서 우러나는 안부 전화 한 통화가 효이고, 아내와 자식만 태우던 차에 부모님도 모시는 것 자체가 효도이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마누라 눈치보느라 부모님 잘 모시자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한 남편이었다면 그도 반성하고 시부모라면 거의 본능적으로 미워하려 드는 며느리였다면 그도 반성하도록 하자. 정작 효도의 행복감을 느끼는 건 부모님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하자.
誰누구 수 寸:마디 촌 報:갚을 보 得:얻을 득 輝:빛날 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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