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내로라하는 소리꾼과 귀명창이 청명한 5월 전주 소리판을 가득 메운다. 22일 국악경연의 막을 올리는 제2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전주화산체육관을 비롯해 대사습놀이전수회관, 전주시청강당, 전주 천양정 등 전주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2002전주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열리는 올해 대회는 우리나라 전통 소리문화를 대표하는 판소리의 예술적 특성과 문화적 가치를 세계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판소리 명창부문을 비롯한 농악과 기악, 춤, 시조, 민요, 가야금 병창, 판소리 일반, 궁도 등 9개 부문에서 새로운 명창과 명인을 가려낸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국악인의 최고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대사습놀이는 신명과 흥이 넘치는 한마당 축제판. 특히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도 치열한 경연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금 규모가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게는 지난해보다 5백만원 인상된 1천5백만원을, 국무총리상의 농악부 장원에게는 1백만원 인상된 7백만원을 시상한다. 또 기악과 무용 등 7개 부문도 50만원씩 인상된 1백50만원이 주어진다.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배기봉 이사장은 “전주대사습놀이의 전통과 권위에 비해 시상금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전주대사습놀이가 질적인 측면 뿐아니라 양적인 면에서도 전국 최고의 국악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습’은 경연대회의 옛말로 조선 영조 8년에 생겨서 2백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국악잔치. 옛부터 소리꾼들이 한양에서 이름을 얻는 것보다 전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을 더 큰 명예로 여겼을 정도로 국악인들의 큰 잔치로 그 전통을 인정받아 왔다.
일제 치하에서 중단되었다가 지난 75년 부활된 전주대사습놀이는 예전의 대사습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매년 배출된 판소리명창들과 명인들이 오늘의 국악판을 윤기있게 아우르고 있는 권위있는 등용문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하다.
지금까지 대사습이 배출해낸 명창은 모두 스물 일곱명. 오정숙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이일주 최난수 최승희 조통달 김일구 전정민 김영자 성준숙 박계향 은희진 김수연 이명희 방성춘 최영길 이임례 송순섭 조영자 주운숙 전인삼 윤진철 이순단 모보경 왕기철씨.
그 면면의 화려함은 물론, 오늘의 판소리 맥을 이어가고 있는 명창들이다. 판소리 못지 않게 농악과 기악 시조 무용 민요 가야금병창부문의 명인들의 배출 면면도 걸출하다. 대부분이 우리 전통음악을 발전시켜가는 주역들이다.
기악부문만해도 서용석 이생강 김일구 강동일 김동진 원장현 김경애 윤윤석 강정열 김무길 신상남 서영호 최종관 이용구씨 등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린 기악 연주의 명인들이 모두 대사습 출신.
이들 외에도 지금까지 각 부문에서 배출된 명인 명창은 2백여명에 이른다. 22일과 23일 전주에서는 신명난 국악잔치가 벌어지고 주목받는 명인 명창들이 탄생한다.
/ 인터뷰 / (사)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배기봉 이사장
“전주대사습놀이의 전통과 권위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대회 운영에 모든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 3월말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에 선출된 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처음 치르는 배기봉 이사장(67).
선배 국악인들의 노력으로 일구어 놓은 대사습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는 배이사장은 임기동안 대사습을 한 층 튼실하게 가꾸어놓겠다고 말했다.
“판소리 명창부 상금을 1천5백만원으로 올리는 등 각부의 시상금을 인상, 대사습대회의 품격을 높인 것이 그 첫 걸음”이라고 밝힌 배이사장은 내년부터 남도민요부를 신설, 경서도에 치우친 민요부의 지역적 균형도 이루어낼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내년부터 판소리와 무용 기악 등 세개 부문의 명인 명창이 경연을 벌여 명실상부한 실력자를 뽑는 3천만원 규모의 종합대상을 구상중이라고.
대사습 전국대회와 연관있는 대사습청 건립에 대해서도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국악인의 최고 등용문인 대사습 전국대회가 열리는 전주에 대사습을 상징하고 관장하는 건물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한 배이사장은 최근 전주시가 문화관광부에 건립예산을 신청한 만큼 해당 부처를 방문, 건립에 대한 국악인들의 바람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배이사장은 국악인들을 중심으로 한 건립추진위원회와 함께, 건립기금 마련 등 대사습청 건립을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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