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막을 내린 제5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 감독은 `펀치 드렁크 러브(Punch-Drunk Love)를 감독한 미국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과 감독상을 공동 수상했다.
취화선은 19세기 화가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아름다운 영상에 담은 영화로 임감독의 98번째 작품이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프랑스)의 `피아니스트'가 차지했다.
독일장교의 도움으로 바르샤바 게토(유대인 강제거주구역)를 탈출한 폴란드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에서 아드리엔 브로디가 피아니스트로 열연한다. 소년시절 자신은 게토에서 살아남았지만 나치 수용소에서 모친을 잃은 폴란스키 감독의 개인적인 아픔이 들어있기도 한 영화다.
2위상인 대상은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과거가 없는 남자'에 돌아갔다. 기억상실증에 걸린후 인생과 사랑을 재발견해가는 남자를 그린 이 영화에서 상대역인 동정심 많은 구세군 간부역을 맡은 카티 우티넨은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프랑스의 형제 감독 뤽 다르덴과 장-피에르의 `아들'에서 주연을맡은 벨기에 배우 올리비에 구르메에게 돌아갔다. 다르덴 형제는 1999년 칸영화제에서 `로제타'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심사위원상은 엘리아 술레이먼 감독(팔레스타인)이 지적인 유머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갈등을 그린 '성스러운 중재'가 차지했다 특별상은 마이클 무어 감독(미국)의 '보울링 포 콜럼바인'에 돌아갔다. 이 영화는 1999년 콜롬바인 고등학교 총기사건을 시작으로 미국의 총기문화를 다뤘는데 다큐멘터리물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을 차지하기는 46년만에 처음이다.
시나리오상은 켄 로치 감독의'달콤한 열여섯'의 각본을 쓴 폴 레이버티가 받았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위원장을 맡은 금년도 심사위원단에는 여배우 샤론 스톤,과 미셸 여, 월터 살리스 감독들이 포함됐다.
'과거가 없는 남자'와 성스러운 중재'를 높이 평가했던 영화평론가들은 지나치게 초연하고, 꾸민듯한 '피아니스트'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자 다소 의아해 하기도했다.
미국 영화와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고, 각국의 예술영화들이 관객들을 감동시키고, 지겹게하고, 놀라게도 했던 이번 영화제는 포용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 칸 영화제에 출품된 대부분의 영화들은 인생의 시련들과 싸우는 평범하고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을 번득이는 블랙 유머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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