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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전북연극제 폐막, 창작극 가뭄 해갈, 높은 객석 점유율

 

 

창작극 부진으로부터의 해방
극단간 수준 폍차에도 불구, 연기자들의 고른 기량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렸던 제18회 전북연극제. 4개 지역 6개 극단이 참여해 풍성한 무대를 보인 이번 연극제는 각 극단이 성의껏 극을 꾸려 냄으로써 전북 연극의 위상을 재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우수작품상은 극단 창작극회의 ‘그 여자의 소설’(엄인희 작, 류경호 연출)이 선정돼 올 가을에 있을 전국연극제 무대에서 전북을 대표하게 됐다. ‘그 여자의 소설’은 일제 시대 독립운동을 떠난 남편 대신 시댁의 호구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딸을 남겨놓고 다른 집에 씨받이로 들어간 여인의 한 많은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이해와 완성도에 큰 비중을 두었다”는 심사위원 정초왕 교수(전북대 독어독문)는 “비극적일 수 있는 내러티브에 희극성을 가미해 풀어내는 솜씨와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중앙무대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작품을 지역에서 재발견·해석한 의미가 커 보인다”는 것이 정교수의 의견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통해 지역연극의 모범을 보여 주고있는 창작극회는 이미 지난 95년 ‘꽃신’(연출 류경호)과 93년 ‘꼭두꼭두’(연출 곽병창)로 전국연극제 최우수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올해 연극제는 무엇보다도 창작극 부진이라는 전북연극의 만성적인 고질이 해소됐다는 것을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연극제를 통해 첫선을 보인 창작품은 두편.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극단 하늘 ‘종이새’의 작가인 김정수씨(우석대 교수)와 장려상을 수상한 극단 명태의 ‘숨길 수 없는 노래’의 작가 최정씨가 각각 희곡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연기자들의 고른 기량과 관객들의 연극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점도 주목을 모을만했다. 극단간의 역량에 편차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각 극단의 연기자들의 기량은 대체적으로 고른 수준을 보임으로써 전북 연극이 한단계 진일보 했음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였다. 

 

노망들어서까지 작은댁(정경선 분)을 못살게 구는 남편 역을 해학적으로 그린 ‘그 여자의 소설’의 오진욱씨(최우수연기상)나 작은댁 역인 정경선씨(우수연기상), ‘숨길 수 없는 노래’의 현무 역을 맡은 정상식씨(우수연기상), 그리고 연기상을 수상한 정경림(종이새·초희 역), 안혜영(배꼽·진분 역), 심선영(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미령 역), 김수란(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영채 역)씨는 연극제를 더욱 빛낸 주인공이었다. 무대예술상을 받은 극단 ‘하늘’은 특히 한지를 소재로 한 예술적 무대로 관심을 모았다.

 

관객들의 연극제에 대한 큰 관심과 높아진 관극 분위기 역시 이번 연극제의 큰 성과다. 80%가 넘는 평균 객석점유율로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고 넓어진 관객층의 확대로 지역 연극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게 했으며 연극인들에게도 큰 자극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일부 연극인들의 경우 바쁜 일정(?) 때문에 작품과의 조화보다 배우들의 개인기(?)에 치우친 모습을 보였고 티켓링크를 이용한 티켓 예매 등에서 보인 오류는 되짚어봐야 할 문제로 남는다. 또한 관객들의 늦은 입장이나 시종 휴대전화를 울려대는 관객문화는 전국연극제가 불과 몇 달 남지 않은 시점에서 꼭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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