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멋과 맛을 옛것으로부터 현대로 이어낼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곽병창)가 5일 문을 연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놀거리가 어우러진 총체적인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전통문화센터는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이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은 시설. 재단은 ‘전주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전주의 전통문화 색채와 이미지를 오롯이 담아낸다.
“박제화된 전통을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전통으로 만들어 우리나라에, 세계에 알리겠다”는 것이 곽병창관장의 의지.
한옥보존지구의 단아함과 한벽루의 청아함이 에두르고 있는 전통문화센터는 전통 한옥과 현대적 느낌을 어우른 지하 2층과 지상 2층의 건물. 2백34석 규모의 국악전용극장을 중심으로 전통음식관, 찻집, 전통혼례식장, 시민교육관, 야외 놀이마당 등이 주요 시설이다.
국악전용극장은 전통 음악의 상설 공연장소로 활용된다. 다양한 기획과 실험으로 전통공연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이 공간에서는 연간 3백회를 웃도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필봉농악 이수자인 양진환씨를 중심으로 한 전속 풍물단도 창단, 사물놀이의 색다른 맛을 더해낸다.
8월 하순부터 가동될 혼례식장은 전통혼례 복원과 보급을 위한 창구.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각각 ‘하루 한쌍’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간다.
전통찻집에서는 판매와 함께 차문화 생활화를 위한 다례강좌 등 체험교실이, 야외마당은 전통민속놀이를 체험하고 재현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전통음식관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전주 맛의 진수를 전하게 되며 전통음식 만들기 프로그램도 연다.
당초 토산품판매장으로 계획되었던 시민교육관은 전통문화특구내 타 문화시설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능을 변경한 경우.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절기에 맞춘 계절 프로그램과 세시풍속 체험을 꾸려나간다.
전통예술의 구현과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지로 터닦음하는 문화공간 개관이어서 반갑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모든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분개관하게 된 점이다. 2002한일월드컵 개막과 함께 전주를 찾은 내외국인들을 맞으려는 욕심(?)에 개관일정을 앞당긴 것.
현재 내외관 공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전통문화특구는 90%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악전용극장과 전통음식관, 찻집, 놀이마당 등 시설 일부를 우선 개방하고 전통혼례관과 시민교육관을 8월초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곽관장을 비롯한 운영진 30여명은 공사 진척도와는 관계없이 개관행사와 세부 운영계획을 마무리하고 전주가 지닌 1천년의 전통문화 숨결을 전통문화센터에 불어넣는데 한창이다.
6월말까지 릴레이 개관행사 "판소리다섯바탕의 멋12" 등 풍성
개관행사의 백미는 5일부터 9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 국악전용극장에서 열리는 ‘판소리다섯바탕의 멋12’. 우진문화재단이 재단법인의 새옷을 갈아입기전인 지난해까지 우진문화공간 이름으로 10년동안 쉼없이 이어져온 프로그램으로 전통문화센터에서 더욱 새롭게 이루어지는 무대다.
김일구 명창의 ‘적벽가’(5일)를 시작으로 이일주(심청가·6일) 전정민(흥보가·7일) 조통달(수궁가·8일) 명창이 초여름 밤하늘을 수놓고, 안숙선 명창이 ‘춘향가’(9일)로 다섯바탕을 갈무리한다.
개관일 오후 3시부터 놀이마당에서 떡치기와 전통차·다식 나누기, 투호와 줄넘기 등 민속놀이, 판굿놀이가 펼쳐지며 흥을 돋우고 널마루무용단이 화관무 ‘천년의 숨결’을 춤사위로 풀어낸다. 국악전용극장에서는 김영자 명창이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열창하며 개관을 축하한다. 임실필봉농악단과 전속풍물단의 사물놀이도 이어진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7일에는 ‘청산유수 맑은 날’을 주제로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전통다례와 풍물놀이 체험 그리고 쑥떡, 화전을 직접 만든다.
개관기념 공연프로그램은 6월말까지 이어진다. 12일부터 16일까지 전속풍물단 창단공연이 이어지고, ‘타악과 실내악’주제의 공연은 11일과 18·19일 세차례 공연된다. 거문고의 김무길, 아쟁의 박종선, 가야금의 지성자, 대금의 원장현 등 명인들이 펼치는 ‘우리소리 우리가락’도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인터뷰]전주전통문화센터 곽병창 관창
“시민들이 전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 그리고 내외국인들이 전주의 문화를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습니다.”
5일 개관하는 전주전통문화센터를 이끌 곽병창 관장(42).
지난해 11월부터 개관준비에 여념없었던 그는 “전주가 왜 예향이라고 불리는 지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통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의 소리와 춤, 굿, 풍류 등을 상설화해 전통문화센터에 가면 전주의 전통 공연예술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사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개관, 조금 아쉬움은 남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손님맞이를 하는 6월 한달을 시험가동 기간으로 생각해 문제점을 고쳐 나갈겁니다.”
23일 개관특집프로그램이 끝난 뒤 7월말까지 마무리 및 보강공사를 끝낼 계획이라는 그는 “센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의 맛과 멋, 흥을 본격적으로 발산할 8월초를 기대해 달라고 자신했다. 연극판이 고향(?)인 그는 창작극회를 이끌었으며 도립국악단 상임연출로 활동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