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지 않고 소리축제라는 그릇에 맛깔스런 성찬을 빚어내는 사람들. 이보근(48), 유장영(44), 양정순씨(40) 등 3명의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래머들을 일컫는 말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결코 소수만의 축제가 아니다.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는 수많은 관객들 못지 않게 적지 않은 스탭과 자원봉사자들이 전주만의 독특한 축제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3명의 프로그래머들은 축제사람들을 다독거리며 축제의 성공개최를 위해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 이들은 단순히 축제의 콘텐츠와 밑그림을 그리는데 그치지 않고 임진택총감독을 보좌하며 때론 조직위의 안방마님으로, 맏형으로 자리하며 조타수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보근·양정순프로그래머는 지난 90년대부터 임진택총감독과 호흡을 같이하며 과천마당극축제와 남양주축제 등을 빚어낸 축제전문가라면, 유장영프로그래머는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통음악인이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을 전담하며 때론 머리를 맞대고 축제의 성공을 고민하고 있다.
이보근프로그래머의 전담분야는 판소리와 창극. 창극연출방법론을 주제삼아 대학원 석사논문을 발표했을 만큼 창극발전에 천착하고 있는 그는 ‘판소리 명가명창(名家名唱)’‘창작판소리’‘고음반감상회’등 판소리 관련프로그램을 전담한다.
그는 특히 ‘판소리 명가명창(名家名唱)’을 주목해달라고 강조한다. 판소리에 유파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조망할 수 있는 이번 자리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완창무대에 득음의 과정을 접목시켜 살아숨쉬는 소리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한다.
실질적인 음악감독인 유장영프로그래머는 전야제와 개막식무대를 달굴 축제형합창을 비롯해 ‘풍류마당’‘온고을합창제’ 등 합창과 기악분야를 책임진다. 또 소리축제 공식응원가인 ‘소리아리랑’, 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 한지인형극 ‘호랑이님 나가신다’의 작곡을 맡는 등 일인다역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유프로그래머는 “이번 축제에 가급적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지역만의 독특한 소리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소리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4년부터 임진택총감독과 인연을 맺은 양정순프로그래머는 해외공연단 입국지원과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를 전담한다.
특히 그는 축제의 성공을 위해 상황실을 진두지휘하는 야전사령관역할까지 맡는다. 극단 길라잡이 대표와 남양주축제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는 다양한 축제를 치룬 경험을 살려 소리축제의 부족한 공간을 튼실하게 메우겠다는 다짐이다.
“이번 소리축제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문화적 자긍심이 가득한 ‘마이너음악’을 소개하는 자리”라는 양프로그래머는 “소리와 음악이 어떻게 다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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