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4 07:07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전국연극제] 박병도 대회장 "연극인-지역주민 어울림의 잔치로"

 

 

제 20회 전국연극제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9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전주의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전국연극제는 지역연극의 오늘과 내일이 보여지는 연극인들의 축제다. 지난 87년에 이어 두번째로 전주에서 열리는 전국연극제는 올해 스무해의 성년식을 치르게 된다. 그만큼 올해 연극제의 의미 또한 각별하다.
지난주에 연재한 ‘전북연극사 되돌아보기’에 이어 연극제를 함께 하기 위한 다양한 내용의 기획을 연재한다.
    

 

◈‥‥제 20회 전국연극제 준비하는 대회장 박병도전북연극협회 회장

 

지난 86년과 89년, 전국연극제에서 두 번이나 대통령상을 거머쥔(극단 황토) 그에게 전국연극제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만큼 올해 대통령상을 수상할 단체에 미리 축하인사를 부탁해보았다. 기다린듯 거침없는 답이 이어졌다.  

 

“우선, 얼마나 오래 버틸 것인가 자문을 던져야 할 것입니다. 어려운 고행의 완성 단계라고 쉽게 치부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자신만의 색깔과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 혹은 어떻게 갖추어 나갈 것인가에 더욱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기에 더더욱 고통스럽고 구축하기 어려운 ‘연극적 포스트’를 세워 달라는 당부는 그가 스스로 지켜온 다짐인듯 싶었다. 

 

“전북은 이미 전국연극제를 통해 세번의 대통령상을 받았고 지난 87년 5회 대회의 성공적인 운영을 기억하는 전국의 연극인들도 많습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없지 않습니다.”

 

제20회 전국연극제 박병도 대회장(45)은 15년만의 전북 유치가 오히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20회의 성년을 의미하는 해여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연극적 성취도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전북이 주관한다는 점에서 국내 연극계의 기대는 한껏 높아져 상황. 이런 분위기에서 박회장은 몸도 마음도 쉴 틈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전북연극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회장은 전주대 예체능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극단 ‘황토 레퍼터리시스템’ 대표를 겸하고 있다. 87년 전주에서 열린 제5회 전국연극제에서 사무국장 겸 상황실장을 맡았던 그가 올해 연극제를 책임지는 수장이 되었으니 전국연극제와의 인연은 예사롭지 않다.

 

“전국연극제는 각 지역의 연극인들이 우위를 견주는 소중한 과정입니다. 관객들은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지역 연극인들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나은 것은 더욱 발전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일련의 연극적 재무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올해 연극제를 예년의 행사와는 달리 새롭고 다양하게 꾸려내려 했다는 박회장은 지역·권역별로 6개 대학 극단이 참여하는 대학연극축제를 부대행사의 백미로 꼽았다.

 

“기성연극에 반하는 대학의 과감한 도전과 실험정신을 엿보고자 한 시도”라고 소개하는 박회장은 이 무대를 통해 기성연극인들이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준비한 또하나 비책(?)은 무대모형전시회. 무대제작기술에 관한 시험적 제안인 이 행사는 지역연극의 영세성을 탈피하기 위한 즐거운 경험과 더불어 한계를 극복케 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획이다.

 

“무대 안에 갇힌 볼거리에서 마당과 야외로 시선을 돌려 열린 무대를 지향”하고자 했던 박회장은 중국 경극 초청과 마임·탈춤 등 유희기능을 확산시킬 수 있는 행사도 곳곳에 배치해놓았다.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면서 따르는 어려움도 물론 적지 않았다. 지역의 소극적인 관심은 가장 큰 벽.

 

“국제영화제, 소리축제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 길들여진 이지역 문화 풍토에서 연극제에 대한 인식이 각박하다는 현실이 서글펐습니다. ‘연극’이라는 한 장르에 국한된 행사라는 일반적인 인식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회장은 그 대표적 사례로 자원봉사자의 턱없는 지원과 사랑티켓 구매붐이 일지 않는 것을 들었다. “관객이 없는 연극은 상상할 수 없다”는 박회장은 싼값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랑티켓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전반적인 구매 붐이 일지 않는 한 좋은 제도도 무용지물이 될까 걱정입니다. 올해는 자유관람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관람의 폭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예향 전주가 오히려 웬만한 예술행사는 희소가치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듯 외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술의 고장에서 종합예술인 연극이 외면받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지금껏 타 지역에서 개최된 연극제에서 기업체나 학교 등 단체관람이 능동적으로 이뤄진 것과 견주어 볼때 박회장이 느끼는 이지역에서의 상대적 소외감은 더 큰 듯 했다.

 

그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과제는 전문 인력의 부족. 그 동안 이 지역 축제는 연극 출신 전문인력이 다수 참여해왔지만 정작 연극제를 준비하면서 행사 전문 인력의 부족을 실감하고 있다고 박회장은 토로했다.

 

그러나 이제 개막은 다가왔고 연극제를 준비해온 박회장과 집행부 식구들은 의욕에 차있다. 연극의 최소단위는 ‘집단’. 각각의 분야를 담당한 이들의 섬세한 노력이 있어 올해 연극제의 완성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