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몰아가는 우리의 산조. 그렇다면 북한의 산조는 어떤 모습으로 이어여 왔을까.
제4회 전주산조예술제가 4일 오후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마련한 렉처콘서트에 참가한 조선족 가야금 연주자 김진씨(76·중국 연변대학예술학원 고급강사)는 북한에서는 산조의 각 장단을 독립 음악으로 분리, 표제를 붙이고 연주, 한 개의 장단이 별개의 산조로 연주되는 것이 북한 산조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안기옥류와 정남일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하며 북한산조를 이야기한 김씨는 “오늘날 북한 산조는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로 알려진 김창조선생을 사사한 안기옥씨가 월북해 일궈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등 4개 장단으로 이뤄진 김창조류에 엇모리와 휘모리 장단을 넣어 창조적으로 계승한 것이 안기옥류의 특징이다.
55년 북한에 유학, 4년동안 안기옥씨에게 가야금 산조를 사사한 김씨는 64년과 83년 문화교류와 공연차 북한에 다녀올 정도로 북한산조에 정통한 조선족. 무형문화재23호 양승희씨 등 우리나라 가야금 연주자들과도 친분이 있다.
북한은 주체사상, 중국은 문화혁명이 걸림돌로 작용해 한때 산조음악이 뒷걸음쳤다는 김씨는 “최근 들어 민족음악 장려와 함께 전통악기와 개량악기를 활용한 산조음악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92년에 이어 두번째로 남한을 찾은 김씨는 “산조역사가 1백년으로 길지는 않지만 서양에는 없는 민족 고유의 음악인 만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연주자와 함께 호흡하고 배우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조를 중심축으로 내세운 전주산조예술제가 그 마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다만 산조가 섬세하고 깊이있는 음악장르인 만큼 무분별한 창작이나 서양음악과의 접목 보다는 전통에 뿌리를 둔 구전심수와 기량연마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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