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간의 여성영화 축제로 펼쳐진 ‘제3회 전북여성영화제’가 지난 4일 전북대문화관 건지아트홀에서 단편영화 경선부문 시상식을 끝으로 폐막됐다.
전북여성영화제는 지구촌 다양한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세계 여성영화를 보면서 여성의식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도록 꾸며진 자리.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를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2001 베를린 영화제 상영작인 ‘가이아 걸즈’ 등 외국영화 5과 ‘미워도 다시 한 번’ 등 한국영화회고전 2편, 단편영화 6편 등 모두 13편이 상영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올 여성영화제는 1, 2회에 비해 규모는 작아졌지만 지역 문화행사로서의 기틀을 잡고, 영화 상영에 충실을 기하는 등 ‘화려한 외형’ 보다는 ‘알찬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여성영화제가 여성영화제 답기 위해서는 전문성 확보가 관건.
사실 1, 2회 영화제는 소수의 그것도 비전문가 집단인 사무국이 전담해 추진해 왔다.
그러다보니 전문성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번 영화제는 기획단계부터 프로그램 구성은 물론 기술적인 문제까지 체계적으로 조언 받을 수 있도록 도내 여성 및 영화 전문가들을 대거 실행위원으로 위촉해 방향키 역할을 맡김으로써 지역 여성문화행사 추진을 위한 운영 시스템 구축 가능성을 실험했다.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영화제의 본질인 ‘좋은 영화 많이 보여주기’에 초점을 맞춰 여성영화 포럼 등 부대행사는 물론 개막 리셉션까지 모두 없애는 파격을 보여줬다.
홍보 전술을 구체화한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기존의 불특정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애매한 홍보 대신 여성문제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나 교수진 등 수요자들을 직접 찾아가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구체성을 더한 것.
이 무엇보다도 이번 영화제의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올해로 두번 째를 맞는 단편영화 경선부문의 양적 질적 성장이다.
단편영화 경선은 지역 여성의 문제를 영상작품을 통해 도출해내고 여기에 남성 중심 구조로 이뤄진 영화산업에 보다 창의적인 여성인력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이들이 보다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진다는 취지로 지난 2회 영화제에서 처음 시도됐다.
그런데 첫번째 경선에서는 단 4편에 불과하던 출품작이 2년 만에 무려 17편으로 늘어나 영화계 입성을 준비하는 여성 영화인들의 존재를 과시했다.
여기에 심사위원들로부터 “지난 경선 때 보다 작품의 구성 완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촬영과 편집 등 영상기법도 뛰어났다”는 평을 얻어 여성영화인력 육성 및 등용문으로서의 가능성을 더욱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면과 음향 개선, 필름 사고시 대처, 다양한 여성 주제를 담은 필름 선택 등 구체적인 행사운영에 아직도 미흡한 면이 노출돼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한 관람객들의 영화 평을 듣는 자리 마련 등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기 위한 단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작업이 요구된다.
여기에 대부분 관객이 20대 대학생들로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기 위한 대중화 노력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한편 앞으로 여성영화제를 어엿한 지역 문화축제로 육성하기 위한 ‘조직위원회’ 구성 등 발전방안 마련도 과제로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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