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氣日夕佳하고 飛鳥相與還이라. 此中有眞意나 欲辨已忘言이라.
산기일석가 비조상여환 차중유진의 욕변이망언
해질 녘이라 산 기운은 더욱 아름다운데 노을을 배경으로 새들은 날아 돌아오네. 아! 이 속에 삶의 참의미가 다 들어 있건만 '그건 이런 거라'고 분간하여 말을 하려다 어느새 할 말을 잊고 말았네.
도연명의〈음주〉시 제5수의 끝 4구절이다. 동쪽 울타리 아래서 우연히 국화를 따들고서 다시 우연히 바라본 남산. 해질 녘이라서 산은 노을에 덮여 더욱 아름다운데 그 노을과 산을 배경으로 둥우리를 찾아 날아 돌아오는 새들! '그래 저 새들도 때가 되면 저렇게 돌아오고 나 도연명도 때가 되어 이렇게 전원으로 돌아왔고....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이 대자연의 아름다운 조화에 묻혀서 대자연의 흐름을 따라 순리대로 살아가는 게 바로 인생인걸, 다시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도연명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말이 없었음에도 이 시는 만고의 절창이 되어 오늘도 우리의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백과 두보 그리고 도연명을 중국의 3대 시인으로 친다면 이백은 타고난 천재성으로 시를 쓴 사람이고 두보는 피나는 공부를 통해 대시인이 된 사람이다.
그리고 도연명은 전원에 묻혀 사는 자신의 생활과 시의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는 진실성과 소박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인이다.
이백, 두보, 도연명을 보면서 필자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천재도 아닌 처지에 공부하기도 싫거든 차라리 소박하고 진실되게 살자"고.
사방에 국화가 자지러지게 피어나고 있는 이 계절, 동쪽 울타리아래에서 국화를 딴 도연명의 진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佳:아름다울 가 與:더불 여 還:돌아올 환 辨:분별할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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