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간 아카데미, 18일부터 열흘간 원불교 교동 교당서 열려
도시계획이나 개발에 문화적 시각을 접목시키는 일은 이제 필수적인 덕목이 되었다. 그만큼 문화복지 수요와 문화예술의 가치가 높아지고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 동안 도시계획·개발 사업은 문화적 시각을 고려하지 않았고 도시정책과 문화정책의 연계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대부분 도시의 경우, 신도심권의 발전에 가려 구도심권은 도시계획의 변화로부터 소외된채 도시공간의 조화를 이루어내는데 실패한 경험이 많다.
도시개발 방식의 하나로 ‘문화지구’가 만들어졌지만 이 역시 불과 몇 년전부터 시작된 일이어서 도심공간의 건강한 생명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정착되기까지 적잖은 과제를 안고 있다.
다행히 근래들어 각 도시마다 지속적인 문화계획을 통해 도시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활발하다. 전주시의 한옥마을을 비롯해 대구 심덕동의 담장허물기, 서울 북촌한옥마을 등은 그 대표적인 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인식을 보다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자리가 열린다. 18일부터 열흘간 매일 오후 7시 원불교 교동교당에서 열리는 ‘공간 아카데미’.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역사, 문화, 건축, 예술 등 다양한 컨텐츠의 특성과 도시 현장이 안고 있는 재미와 생명력을 발견, 공공의 공간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개설된 시민강좌다.
도시공간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어떤 시각으로 우리 삶의 공간을 가꾸어나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랄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의 선두에 선 사람은 ‘공공스튜디오 心心’의 김병수 대표(35).
“도시에 문화적 시각을 접목시키는 것은 21c가 던져놓은 또하나의 화두”라고 말하는 김씨는 이번 강좌를 “도시의 개성과 역사를 살리고,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화적 환경을 조성해 아름답고 여유있는 도시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문화복지적 관점, 도시활성화 관점을 통해 문화적 형평성을 추구하고 도시 생산성을 증대시키려는 한 모습인 것.
김씨를 포함해 최정한대표(공간문화센터), 김경민대표(인간과마을네트), 김희옥씨(하자센터 기획위원), 박용남씨(대전의제21 사무처장), 황희연교수(충북대 도시공학과), 정석씨(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김완주전주시장, 홍성덕씨(전주사이버시정개발연구소 연구위원)가 강사로 참여, 다양한 도시 문화를 제시하고 전주 구도심권의 도시정책방향에 대해 강의한다.
특히 김희옥씨의 ‘도시의 아이콘을 만드는 근거지틀기’나 홍성덕씨의 ‘19세기 지도로 본 전주 구도심의 형성과정’, 김 시장의 ‘전주 구도심의 도시 정책 방향’ 등은 주목할만한 강좌. 선착순 40명을 모집하며 수강료는 5만원(학생 4만원)이다. 문의 063)278-9406
◇‥‥ ‘공공스튜디오 심심’ 김병수 대표
‘동문거리를 걸어보셨습니까. 그 거리가 주는 감흥을 느껴보세요’
생활의 정취가 살아 있는 거리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김병수 대표(‘공공스튜디오 심심’·35)는 “소외된 곳이라고 말하는 구도심은 오히려 차별화돼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구도심권의 가치관이 신도시의 매개체가 돼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유일한 휴식은 수십 년 구도심권을 지키며 살아온 주민들과 이야기하는 것. 그가 전주의 구도심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동기다. 서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사무팀장으로 근무했던 지난 4년여 경험이 소중한 바탕이 됐다.
“‘계획’적이지 않은 일을 스스로 찾고 펼쳐간다면 그곳의 문화는 당연히 성장합니다.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가 관건이죠”
구도심의 주민들과 향유자들이 그곳의 소중한 가치를 깨우쳐 타인에 의한 ‘장려’나 ‘이벤트’가 아닌 스스로의 동력으로 시작할 때 문화는 자립성을 갖는다는 의미다.
예술을 포함한 복합개발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 지역주민, 정부, 문화예술조직, 개발업자, 기업 등 상호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전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개발의 소외가 가져온 침울한 분위기와 그러한 아쉬움을 견디면서 더 다양하게 형성된 역사·문화·정서가 만든 자발적 동력입니다”
지난해 말 고향에 정착한 김씨는 올해 초 동문거리축제를 이끈 동문거리팬의 선두주자다. 한옥생활체험관 기획실장을 거쳐 지난달 공공스튜디오를 열었다.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心心’이라 이름을 정했다.
전주 교동 일대 뿐아니라 남부시장, 동문사거리 등 구도심을 텍스트로 방송, 독서, 건축 등 다양한 컨텐츠와 연계하고 싶다는 그는 ‘공공정책연구소’ 등을 통해 도시민의 삶을 꿰뚫을 수 있는 도시계획을 견인해낼 구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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