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기념사업이 작가 최명희의 문학세계와 삶을 조명하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개발 위주의 전시성이나 중복성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오히려 문학적 성과를 왜곡시킬 우려가 높다.
현재 도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혼불’기념사업은 남원시의 ‘혼불문학마을’조성사업과 전주시의 최명희문학관 건립.
남원시는 내년까지 49억원을 들여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 일대에 ‘혼불문학마을’ 조성 사업을 마무리하며 전주시는 국비 3억원과 시비12억원 등 모두 15억원을 확보해 최명희 문학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사업은 각각 작품과 작가에 중심을 둔 성격을 내세워 외형상 형식은 다르게 보이지만 남원의 기념전시관과 전주의 문학관은 성격과 취지가 비슷해 자칫 ‘혼불’기념사업이 지역간 경쟁이나 갈등으로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남원시의 경우 최명희가 문학에의 꿈을 키우고 작품을 구상했던 노봉마을의 원형 보존보다는 전시실을 포함한 혼불문학공원 건립과 마을 정비 위주로 사업을 추진, ‘무조건 짓고 보자’는 식의 개발논리로 ‘혼불’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비 20억5천만원, 도비 9억4천만원, 시비 19억1천만원 등 모두 49억원을 확보한 남원시는 혼불문학전시실과 기념탑 등 혼불문학공원 건축과 조경사업(30억원), 전시프로그램(9억원), 토지매입(5억원), 서도역 매입(2억원), 표지판 정비(1억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말 혼불문학마을 조성사업의 실시설계용역을 마치고 최종안을 확정, 다음달 중순께 착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혼불문학공원의 경우, 노봉마을과 7백여m나 떨어진 노봉제 부근을 선정,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정작 작품 배경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 사후관리 또한 어려움이 예상돼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봉마을 정비사업의 경우, 주민 편의를 내세워 실개천을 복개하는 등 ‘혼불’의 작품속 배경이 오히려 기념사업때문에 원형을 잃게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혼불공원내 마련되는 전시관도 혼불이 묘사하고 있는 10장면을 드라마처럼 처리해 전시하는 ‘디오라마’가 중심이지만 그 내용이 전통민속놀이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어 작품 설명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남원시는 “올해 안으로 착공해야 국가예산을 반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워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추진하는 일은 어렵고 이후에 보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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