井蛙不可以語於海者는 拘於虛也요, 夏蟲不可以語于氷者는 篤于時也라
정와불가이어어해자 구어허야 하충불가이어우빙자 독우시야
우물에 사는 개구리에게 바다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은 개구리가 사는 곳이 우물 안으로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고, 여름 한 철을 사는 벌레에게 얼음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은 벌레가 사는 시간이 여름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자》〈추수편(秋水篇)〉에 나오는 말이다. 이 문장에서 '虛'는 '墟'와 같은 뜻으로 쓰였으며 '지역, 장소'라는 뜻이다. '篤'은 본래 '도타울 독'이라고 훈독하는데 여기서는 '제한(制限)'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천명이 여름 한 철 밖에 살 수 없는 벌레인 바에야 얼음을 몰라도 상관이 없을 테지만 어떤 물에서도 살 수 있는 개구리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우물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강도 모르고 바다도 모르는 채 한 평생을 살아간다면 그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불쌍한 일이다.
그런데 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당하는 일과 비슷한 일이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서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지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리는 문화와 교육의 혜택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좋은 건 다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좋은 일은 거의 다 서울 사람들이 혜택을 본 다음에야 지방 사람들은 그저 먼 곳에서 소문만 듣는다. 그러면서 서울 사람들은 지방을 향해 "지방은 지방의 특색을 살리는 일을 하라"고 채근 댄다. 웃기는 일이다.
서울에서 누릴 수 있는 일을 지방도 함께 누리면서 그 지방의 특색을 살릴 수 있어야지 지방의 특색이라는 미명아래 지방은 우물 안의 개구리로 남아있으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제 문화의 서울 집중화 현상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방이 우물안 개구리 취급을 당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蛙:개구리 와 拘:잡힐 구 虛:빌 허 篤:도타울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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