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과 입체, 퍼포먼스 등 다양한 갈래를 넘나들며 토탈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과시해왔던 작가 임택준씨(45). 그가 열 세번째 전람회 ‘BIRD’(새)를 6일부터 12일까지 전주얼화랑에서 연다.
줄곧 시도돼 왔던 그의 변화무쌍한 시각·조형적 편력은 이번에 전시될 ‘새’를 통해 더욱 과감하게 드러난다. 핑거페인팅과 드리핑 기법 등 온갖 도구를 이용해 제스처를 구사한 추상표현주의의 연장이다.
하늘, 구름, 나무, 새…. 자연으로부터 표정을 찾아내는 작가의 의지는 화폭 안에서 석분으로 처리돼 도드라진 익명의 인간상이나 탈출·비행(혹은 비행·탈출)을 시도하기 위해 날개짓하는 새의 형상으로 뚜렷이 담겨진다.
채 가시지 않은 어둠을 뚫고 비상하는 새들. 화폭에 각인된 생명들은 작가가 꿈꾸고 동경하는 문명 이전의 자연상태 혹은 회귀 본능으로서의 상징이다.
‘광란의 바람과 먹구름이 날뛰던 밤, 반 토막 생명을 움켜잡고 아파 오는 반쪽의 감각을 느끼며 조각난 그림 앞에 무릎꿇고 말았다’는 작가가 고뇌하며 겪었던 작업 과정의 체험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들 작품들은 어둠속에서도 처절하게 자기 자신을 성찰하거나 혹은 은밀한 언어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 때문인가. 시인 안도현은 “임택준의 그림 앞에서 우리는 고통의 순례에 참가한 순례자가 된다”며 작가가 모처럼 던져준 고통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의 예술적 전략을 헤아려 보라고 제안한다.
새로운 체험이지않을까. 개막일 오후 6시에는 그의 작가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열린다. 28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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