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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꽉 막힌 정치와 소통이 되는 정치

 

 

政通人和하면 百慶俱興이라
정통인화     백경구흥

 

정치가 통하여 사람들이 화합하면 백 가지(온갖) 경사가 함께 일어난다.

 

송나라 사람 범중엄(范仲淹)이 쓴 〈악양루기(岳陽樓記)〉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정치의 근본 효용은 소통에 있다. 이끌고 가는 사람과 이끌려 가는 사람사이의 소통을 위해서 정치가 존재하는 것이다.

 

지도자의 뜻이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국민들의 뜻이 지도자에게 전해지지 않는 정치라면 그런 정치는 있을 필요가 없다. 정치가 정치가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질 때 정치는 소통이 되지 않고 꽉 막혀 버린다.

 

그렇게 꽉 막힌 정치판에서는 국민들의 뜻과는 전혀 관계없이 정치인들만 자기들끼리 싸우는 난장판을 벌인다.

 

이처럼 소통이 되지 않는 정치 상황에서 국민들의 화합을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나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국민의 화합이 없는 상태에서 나라에 경사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는 것도 무망한 일이다.

 

나라에 경사가 일어나려면 국민이 화합을 해야 하고 국민을 화합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소통이 되는 정치가 행해져야 한다. 우리는 지난 날 소통되지 않는 정치에 신물이 나게 시달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정치가를 위한 정치, 당리당략을 위한 정치는 정말 사라져야 한다.

 

그야말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라에 온갖 경사가 여기 저기에서 일어나게 해야 한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 민족 최대의 경사가 될 통일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政:정치 정  通:통항 통  慶;경사 경  俱:함께 구  興:일어날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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