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에 얹혀진 피리소리 들으셨나요?
16일 오후 3시 30분 전북대병원 앞 재즈바 ‘자코’.
국악실내악단 ‘한음사이’(대표 유승열)의 연습이 한창이다. 피아노 선율에 얹혀 피리로 연주되는 ‘베사메 무초’의 감흥이 새롭다.
피리와 대금, 피아노와 드럼 등 눈길을 끄는 악기 연주자들은 8명. 유승열대표를 비롯해 조용오(대금) 안은정(신디사이저) 장인선(타악) 정준호(피리) 조보연(가야금) 장윤미(해금) 권형준(드럼)씨다.
94년 창단 때부터 활동해오던 이항윤씨(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수석)가 지난해 10월 후배들의 활동폭을 넓혀주기 위해 물러나면서 새롭게 대표를 맡은 유씨는 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
서울 출신으로 서울국악예술고를 졸업한 그는 ‘국악의 본향’인 전주에서 전통음악을 공부하고 싶어 전북대 한국음악과(피리전공)에 유학왔다가 아예 전주에 터를 잡았다.
조용오 안은정(도립국악원 단원)씨와 정준호씨(전주시립국악단)는 전북대 한국음악과 선후배 사이. 전통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맞아 한음사이에 사이좋게 합류했다.
안은정씨는 거문고가 전공이지만 공연때는 재즈피아노를 맡아 실력을 발휘한다. 조보연 장윤미 권형준씨는 객원 단원이다. 조씨와 장씨는 원광대와 우석대를 졸업, 도립국악원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형준씨는 전주대에 재학중인 미술학도. 고교시절부터 밴드활동을 하며 갈고 닦은 드럼 연주실력으로 한음사이의 연주에 힘을 불어넣는다.
해마다 정기연주회를 열어오며 우리 음악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이해를 높여온 한음사이는 남다른 국악현대화의 실험작업으로 주목을 모아왔다.
창단 10년을 맞는동안 적지 않은 단원들이 바뀌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음악을 추구하는 지향점은 한결같다.
“선배들이 직접 창작곡을 만드는 등 국악의 테두리 안에서 대중화를 시도했다면 이제는 동서양 악기의 만남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는 작업을 시작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유대표는 서양음악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연주법을 개발, 관객들과 보다 친밀해질 수 있는 국악의 여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창작의 폭만큼이나 활동영역도 넓힐 계획.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초청공연, 협연 등으로 올한해의 계획표는 이미 빼곡하게 채워져있다.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찾아가 사랑의 쌀을 나누는 ‘송년의 밤’도 중요한 사업.
품격있는 공연무대도 필요하지만 국악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관객들을 찾아나서는 일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시골학교를 찾아가 악기를 소개하고 연주를 들려주는, 이른바 ‘발로 뛰는’국악교육에도 의욕을 갖고 있다.
이들의 올해 첫번째 무대는 18일과 19일 오후 7시30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열리는 ‘한벽루 소리산책’. 역시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만나는 실험적인 무대로 구성한 이날 연주에서는 ‘마지막 선물’(작곡 이경섭)과 ‘타악 솔로와 신뱃놀이’등 기존 국악실내악곡을 새롭게 편곡한 작품과 ‘베사메 무초’‘필링’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곡을 흥겹게 연주하는 즐거운 무대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문의 280-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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