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연기자가 아닌 대중문화의 '영웅'들이 출연한 영화는 충실한 내용보다 스타의 명성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얄팍한 장삿속으로 제작된 영화들은 개봉 초기 관심과 화제를 불러모으지만 대부분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최근 美 힙합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백인 스타, 에미넴이 주연한 '8마일'(감독 커티스 핸슨)도 기본 구성만 보면 주인공의 이름 값에 매달린 기존 영화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스타의 후광보다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문제의식으로 무장돼 있다. 'LA 컨피덴셜''리버 와일드''요람을 흔드는 손' 등 짜임새 있는 연출력으로 인정받은 커티스 핸슨 감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디트로이트 빈민가를 배경으로 갱단에 연루됐던 한 청년이 음악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8마일'은 힙합을 '시끄럽고 이해할 수 없는 음악' 정도로 치부했던 기성세대에 신선한 충격을 준다.
랩이 결코 의미 없는 말의 주절거림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 음악을 왜 그토록 열광하는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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