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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진정한 탑 쌓기

 

 

救人一命이 勝造七級浮屠라
구인일명   승조칠급부도

 

사람의 한 목숨을 구해주는 것이 7층의 불탑(佛塔)을 쌓는 것 보다 낫다.

 

명나라 사람 풍몽룡이 편찬한 《고금소설》에 실려 있는〈월명화상도유취(月明和尙度柳翠)〉라는 소설에 나오는 말이다. 부도(浮屠)란 불탑이라는 뜻이고 칠급(七級)은 7층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불탑은 7층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칠급부도(七級浮屠)'라는 표현을 한 것이다.

 

불탑을 쌓는 것은 부처님의 나라에 가기 위해 공덕을 쌓는 한 방편이다. 그러나, 탑을 쌓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바로 사람을 살게 해 주는 일이다. 세상에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보다 더 큰 공은 없다. 내가 한 작은 행동이 다른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길바닥에 내다버린 한 바가지의 물이 밤이 되자 얼어붙었는데 그 얼어붙은 길에 노인이 미끄러져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면 나는 과연 '물 한 바가지 내다버린 일' 밖에 없는 사람일까? 반대로 내가 친절히 길을 안내한 것이 원인이 되어 사람의 목숨을 살렸다면 나는 과연 '길을 안내한 일' 밖에 없는 사람일까?.

 

평소에 착한 마음이 있어야 우연히 한 일이 남을 살리는 일이 되고 그 일이 공으로 쌓여 부처님 나라에 갈 수 있다. 요즈음 절마다 신축도 많고 중건도 많은 것 같다. 불탑을 쌓거나 큰 절집을 짓기 전에 우리 주변에는 고아원도 많고 양로원도 많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救:구원할 구  命:목 숨 명  勝:이길 승  造:지을 조  級:등급 급  浮:뜰 부  屠:죽일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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