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해도 영화촬영은 자치단체나 지역민 모두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도심 한복판이나 근린시설에서 영화를 촬영할때면 아무래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데다 자치단체도 그로 인한 민원처리로 골머리를 앓아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각 자치단체마다 영화촬영을 유치하기에 나선 것이다. 영상위원회까지 만들어 영화제작에 아낌없는 지원책을 내놓은 전주시가 최근 '영화촬영의 메카'로 발돋움하면서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전주영상위원회(위원장 이장호)는 올해 전주에서 촬영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영화(드라마 뮤직비디오 포함)는 모두 91편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4편, 지난해 22편에 비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수치. 더욱이 영화에만 편중된 것이 아니라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장르도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적지 않다. 영화촬영으로 전주시가 얻은 수익은 3월 현재 40억원 규모. 벌써 지난해 34억원 규모를 뛰어 넘은 것으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한해동안 70억원의 수익이 기대된다는 것이 영상위 관계자의 설명.
이는 외국인 관고아객 2만6천276명을 유치하는 효과나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전북도가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벌어들인 관광수익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전주가 영화촬영장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2001년 창설한 전주영상위의 활발한 활동을 비롯해 고풍스러운 전주향교와 한옥지구·젊음의 거리로 인식되고 있는 전북대 부근·고사동 영화의 거리까지 다양한 영상배경이 밑바탕됐다.
영상위는 로케이션 장소를 적극적으로 물색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뒤 각 영화사에 제공하는가 하면 시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직접 나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대표감독인 임권택 감독도 '창' 촬영당시 윤락가를 섭외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송경식 감독의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전주 선미촌 일대를 촬영장으로 쓰는 '횡재'(?)를 누렸다. 영상위가 3개월에 걸친 설득작업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이 후문이다.
영상위 오현경씨는 "영화제작사들이 제작장소로 전주를 선호하는 경향을 두고 이 분야에 먼저 뛰어든 서울과 부산이 놀라고 있을 정도”라며 "앞으로 조명이나 보조배우를 관리하는 업체 육성 등 영화제작 시스템을 갖추는데 초점을 맞춰 영화제작이 실질적인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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