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학고에 최근 천문대가 들어선 것을 가장 반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도내 지구과학 담당 교사들이다. 지난 연초 전북과학고에 세워진 '별벗 천문대'를 외부에서 가장 먼저 찾은 것도 이들이다.
학기초 바쁜 저녁 시간임에도 지구과학 교사들이 중심이 된 전북천문교육연합회 회원 20여명이 전북과학고에 새로 만들어진 천문대를 찾아 시험 관측 활동을 벌인 것이다.
"다른 시·도의 경우 시민 천문대가 있어 부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도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천문대 하나쯤 만들어지길 바라왔는데 학교에라도 이렇게 천문대가 생겨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천문교육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최봉규회장(전주고교사)은 과학고에 천문대가 개설돼 학생들의 교육은 물론, 천문 관측에 일반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원도 영월, 경남 김해, 대전 등지에 '시민천문대'가 설치돼 있으나 도내의 경우 지금까지 가까이 할 수 없는 천문대가 없었던 것을 회원들이 항상 안타깝게 여겼단다.
도내 전북대와 전주 북일초등에 천문대가 있고, 부안지역에서 개인이 사설 천문대를 설치 운영하는 정도여서 일반 대중으로 관심을 확대시키기에는 항상 부족했다는 게 회원들의 생각이다.
전북과학고 천문대에 대한 이들의 기대는 인공 불빛이 적고 공기가 맑은 미륵산 자락에 위치함으로써 별 관측에 좋은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비싼 가격 때문에 개인이 갖추기 힘든 도내에서 가장 큰 14인치 대형망원경과 복합 필터링을 갖춘 태양관측용 망원경 등 첨단 관측 장비가 천문대에 갖춰진 것에도 회원들은 관심을 가졌다.
"구름이 낀 관계로 달 관측 밖에 못해 아쉬웠지만 초·중등학교 교사들의 연수와 연구활동에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와 달리 현 교과 자체가 천체를 직접 관찰하는 교육활동을 중시하고 있어 학생들의 교육활동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게 최교사의 설명이다.
지난 97년 도내 중·고 지구과학 교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전북천문교육연합회는 천문에 관심이 많은 초등교사들도 일부 참여해 현재 40여명의 회원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제 비룡초등 오기수 교장을 비롯, 남원여고 장현근·우석여고 한동주·해성고 소인섭·영생고 이병주교사와 현 회장을 맡고 있는 최교사 등이 창설 멤버들.
이들은 매년 여름 '별헤는 밤'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캠프를 열어 일반인들의 천문 관측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넓혀왔다. 4회째인 지난해 남원운봉학생수련원 여름 캠프에는 20가족 규모 계획에 1백여 가족이 참가신청을 할 정도로 치열한 참가 경쟁속에 캠프를 치렀다.
"육안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 달리 천체 망원경으로 보는 감동은 또 다릅니다.”
남원여고 장현근 교사는 캠프에 참여한 초등학생부터 학부모들 모두 천체에 새로운 관심과 감흥을 갖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캠프 활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교사는 직접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캠프 참여 관련 자료들을 탑재시키고 있다.
매년 4월 과학의 달 행사때면 전주어린이회관 등지에 천체 관련 영화상영과 별보기 공개행사를 치르는 것도 연합회의 주요 활동. 전주덕진공원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을 찾아 수시로 달과 별을 볼 수 있는 장도 열어오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정읍 단풍축제, 부안여상축제, 목포 삼학초등 축제 등을 찾아 학생과 일반인들의 천체 관측활동을 지원했다.
매월 한차례씩 망원경 조작실습과 별자리 찾기, 광학이론, 사진촬영, 행성과 달 관측 등을 주제로 자체 회원연수를 갖는 것도 이 모임의 주요 활동들.
최회장은 오는 4월 과학의 달 행사와 여름캠프를 통해 더욱 많은 학생과 일반인들이 별 보기 등을 통해 광활한 하늘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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