燕雀이 安知鴻鵠之志哉오?
연작 안지홍곡지지재
제비나 참새 따위가 어찌 고니(백조)의 큰 뜻을 알리오?
이 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로서 《사기(史記》〈진섭세가(陳涉世家)〉에 나온다. 어떤 경우에 이 말을 사용하는가? 물론 홍곡의 뜻을 가진 사람이 그 뜻을 알아주지 못하는 연작과 같은 무리들을 향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연작과 같은 사람들이 홍곡을 자처하는 사람들을 향해 비아냥거리는 투로 더 많이 사용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는 홍곡이 아닌 사람이 홍곡의 행세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단지 상사라는 이유만으로 되지도 않는 이유를 들어가며 아랫사람에게 무리한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아예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앞세우는 사람도 있다. 위와 아래 사이에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인 것이다.
이럴 때 아랫사람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연작이 어찌 홍곡의 뜻을 알겠오?"라는 말을 하게 된다. 불행한 일이다. 연작과 홍곡 사이에 의사 소통이 되는 사회는 좋은 사회이다. 홍곡이 진정한 홍곡이 되어 홍곡은 연작을 가르치려 들고 연작은 홍곡의 큰 뜻을 헤아리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신뢰와 권위와 존경이 있는 사회다. 법과 제도보다는 권위와 존경으로 움직이는 세상이 정말 좋은 세상인데 이제 그런 세상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모든 것을 법과 제도로만 규정하려 하니 말이다.
燕:제비 연 雀:참새 작 安:어찌 안 鴻:기러기 홍 鵠:고니 곡 哉:어조사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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