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생각에 내 모습이 여위어 가요
衣帶漸寬終不悔, 爲伊消得人憔悴
의대점관종불회, 위이소득인초췌
여윈 몸에 허리띠가 헐렁해져도 결코 후회하지 않겠어요, 당신 생각에 몸이 야위어 초췌해 져도.
송나라 때의 사(詞) 작가로 유명한 유영(柳永의 사(詞)〈봉서오(鳳棲梧)〉의 한 구절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은 있지만 지금은 가슴이 탈 듯이 그리운 그런 그리움으로 인하여 몸이 야위어 가는 것은 오히려 행복한 일이다.
봄! 그리움의 계절이다. 그 봄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봄날의 아지랑이 따라 우리들 가슴에 다시 이글거리는 그리움, 그 그리움이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어떤 그리움보다도 아름다운 그리움은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눈앞에 있어도 그리운 아내, 그런 아내를 그리워하는 그리움일 것이다.
항상 옆에 있는 아내를 그리워하다니, 무슨 청승이냐고 할지 모르나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장 값싼 모습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을 그리워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어떤 그리움도 가질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오늘밤엔 자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한번 살펴볼 일이다. '허구한 날, 잠만 자고 있다'고 짜증내던 마음을 버리고 피곤에 지쳐 웅크리고 자고 있는 작아진 아내의 모습을 한번 보도록 하자.
가슴에 슬픔 같은 그리움이 몰려 올 것이다. 아내, 어찌 그리운 사람이 아니랴!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옆에 있어도 그리운 그런 아내를 갖는 건 아내의 일이 아니라, 순전히 내 일임을 알도록 하자.
帶:띠 대 漸: 점점 점 寬:넓을 관 悔:후회할 회 伊:너(저) 이 憔:파리할 초 悴:야윌 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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