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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장정 끝낸 전주시민영화제 "톡톡 튀는 기획과 안정 구도"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지영상아트홀에서 열린 제3회 전주시민영화제(조직위원장 조시돈)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지난 1·2회가 지역 영화의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면 올해는 영화제가 안정적 구도에 접어들었음을 확인시켜 준 영화잔치였다. 예년에 비해 풍성해진 출품작품과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된 관객, '관객심사단''쫌만더 기금' 등 관객과 소통을 꾀하려는 조직위의 독특한 기획이 충분히 돋보인 영화제였기 때문이다.

 

□ 상영작 "눈에 띄는 수작 없어 아쉽다"

 

올해 상영작품은 지역 영화인들의 손으로 직접 제작한 경쟁작품 '온고을 섹션' 27편과 서울·대구·대전·부산 독립영화 감독들의 초청작품 '프로포즈 섹션' 20편, 감독주간 작품 3편 등 50여편이다.

 

지난해 36편이 출품, 21편이 상영됐던 경쟁작품은 올해 43편(극영화 31편·다큐멘터리 8편·애니메이션 4편)이 출품돼 27편이 상영됐다. 양적 성장은 물론 각 장르로 세분화된 지역 영화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난해와 달리 타 지역을 대표하는 독립영화들을 소개한 '프로포즈 섹션'과 전주출신 영화인을 소개한 '독립영화 감독 주간'도 좋은 시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전북영상제·전북여성영화제 등 타 영화제에 출품했던 작품들이 다시 출품됐거나, 소재가 지나치게 무겁고 어두운 작품들이 많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해 심사를 맡은 김건씨(전북대 강사·영화학 박사)도 "전반적으로 수준이 향상됐지만 눈에 띄는 수작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부대행사 "톡톡 튀는 아이디어, 즐거운 관객"

 

각 섹션마다 50∼180명 정도의 관객들이 영화제를 찾았다. 학생층에서 벗어나 장·노년층의 발걸음까지 확대됐고, 타 지역 영화인들이 줄곧 상주해 있었던 점도 돋보였다. 상영장을 덕진예술회관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전북대 건지아트홀로 바꿔 관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점이나 안정적 시스템을 갖춘 상영관도 한 몫을 했다.

 

영화제를 더 의미 있게 만든 것은 관객과의 소통을 늘이기 위한 조직위의 독특한 기획이다.

 

평균 20분씩 늘어난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비롯해 일반시민들이 온고을섹션 작품을 직접 평가해 심사결과에 50% 반영하는 '관객심사단' 도입, 관객이 스스로 작품을 선정해 해당작품 연출자에게 입장료를 되돌려주는 '쫌만더 기금' 신설 등이다. 특히 많은 관객이 모이면서 '쫌만더 기금'은 제작기금이 부족한 연출자들에게 '뜻밖의 선물'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의 스틸 컷을 엽서로 제작해 연출자가 직접 영화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만 제작 시기가 늦어져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29일 두 자녀와 영화제를 찾은 황미경씨(37·전주시 완산동)는 "익숙한 거리가 담긴 영화를 감상하는 재미뿐 아니라 입장료를 연출자에게 되돌려주는 영화제 측의 배려가 눈에 띈다”며 내년에도 꼭 영화제를 찾겠다고 말했다.

 

독특한 아이템이 돋보였던 만큼 전주시민영화제는 앞으로 연례행사 구도에서 벗어나 독립영화 감독들과 지망생들간의 지속적인 소통의 장 마련하고, 영상인력 교육시스템을 통해 우수 인력을 발굴해내는 등 지역의 영상문화를 발전시키려는 일상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한편 경쟁부문으로 펼쳐진 온고을섹션에서 대상은 전성현씨의 '달려라 한이'가 선정됐으며, 극영화·애니메이션 부문은 '피어싱'(연출 염경철)'운동장'(이수영)이 선정됐다.

 

다큐멘터리 부문은 '사랑의 반지름­야학은 무엇인가'(연출 송원근)와 '하늘 닮은 바다'(연출 김희경)가 함께 선정됐다. 대상은 200만원, 각 부문 선정작품은 50만원의 제작 지원금이 지급된다.

 

■ "입장료를 너에게 주마”'쫌만 더 기금'

 

올해 시민영화제에서 관객들이 가장 재미있어 했던 기획은 '쫌만 더 기금'. 관객들이 영화관람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작품 1편을 선택해, 입장권 구입시 받았던 스티커를 붙이면 스티커의 수만큼 입장료를 해당 작품의 작가에게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입장료는 1천원. 30명의 관객에게 선택받았다고 해도 3만원밖에 되지 않는 돈이지만 연출은 관객의 반응을 직접 느낄 수 있고, 생각지 않았던 소주값 정도는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

 

한 연출은 "어차피 돌아올 돈, 팍팍 쏜다”며 상당수의 관객을 몰고 오기도 했고, 자신의 작품을 상영하는 섹션에 상영작품 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선택의 기회가 좁아진 한 연출은 다른 연출을 부러워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또 자신의 작품에 스티커를 붙이는 관객에게 직접 감사의 말을 전하는 연출도 있었다. 관객들도 자신이 재미있게 본 영화의 제작진에게 입장료를 돌려주는 이 제도를 영화보다 더 재미있어 했다.

 

영화제측은 입장료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작품을 출품해준 연출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는 이 제도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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