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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조자룡의 담(膽:쓸 개)

 

 

子龍一身은 都是膽이라
자룡일신   도시담

 

조자룡(子龍)은 한(一) 몸(身)이 모두 다(都) 담(膽)으로 되어있다(是).

 

중국 삼국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삼국지·촉서(三國志·蜀書)》〈조운전(趙雲傳)〉에 나오는 말이다. 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한 둘이 아니다. 관운장은 관운장대로 멋있고 장비는 장비대로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다소 유약하기는 하지만 유비의 명분을 중시하는 처신과 정의감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많은 영웅들 중에서 조자룡을 빼놓을 수 없다.

 

용감하고 정의감이 강하기 그지없는 맹장이 바로 조자룡이다. 그런데, 중국의 정식 역사서인《삼국지·촉서》는 조자룡에 대해 "조자룡의 몸은 모두 담(膽:쓸개)으로 되어있다"고 하였다. 매우 재미있는 표현이다. 기본적으로는 담대한 그의 천성을 칭송한 말일 것이다.

 

그런데, 한의학에 의하면 담(쓸개)은 단순히 소화액을 분비하는 기관이 아니라, 몸과 정신의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세간에는 제 정신을 못 차리고 갈팡질팡하는 사람에 대해 하는 욕 중에 "저런, 쓸개빠진 ×"이라는 욕이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 중에 특히 유비 진영의 장수들이 대부분 영웅으로 묘사되어 있다. 유비의 전쟁 명분이 가장 뚜렷했고 도덕적으로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라크와 전쟁을 시작한 부시, 매우 용감하다. 그러나, 전쟁 명분이 너무 궁색하다. 조자룡과 같은 담은 없는 것 같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쓸개의 구실이 왠지 새롭게 들린다.  

 

龍:용 용  都:모두 도  是:이 시('이다'라는 뜻)  膽:쓸개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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