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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심어주는 나무와 꽃, 장귀순 개인展 '4월-그래도 달은 있다'

 

 

독일과 우리나라를 오가며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장귀순씨(38)가 '4월-그래도 달은 있다'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2일부터 11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

 

조각을 전공했지만 입체작업에만 매달리지 않는 그가 꼭 1년만에 전주를 찾아 선보이는 두번째 드로잉전이다. 개인전으로 치자면 여덟번째인 이 전시회는 화창한 봄처럼 화사하고 산뜻한 작품세계를 내놓았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잖아요. 이라크 전쟁도 이어지고 있구요. 이처럼 암울한 시대상과는 달리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 관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나무와 잎, 그리고 꽃들은 그가 말하는 '희망'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잎, 나무들은 먹색을 띠고 있는 유화물감의 선으로 강약을 조절해 단순한 듯 보이지만 자연의 흐름이나 움직임이 생생하다. 조각을 전공한 그가 조각 작업과정에서 섭렵한 조형성과 운동성의 특성을 드로잉에 고스란히 담아낸 덕분이다.

 

작품이 전체적으로 밝아진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 봄이 주제인 것도 그렇지만 동양적인 기법을 활용, 우리나라 색동의 이미지를 풀어내 화사함을 더한다.

 

"한국예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역시 전통입니다. 외국인들은 동양의 매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전통 수묵의 기법을 제 작업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활동하며 '우리 것'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공부하게 됐다는 그는 한국화의 기법 중 하나인 '배채법'을 도입, 바탕에 유화물감을 여러번 칠해 자연스러움과 은은함을 최대한 살려냈다. 또 드로잉의 중심을 이루는 까만 선도 먹색에 가깝도록 표현했고 천연안료를 섞어 그리기도 했다.

 

전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베를린예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오는 20일 독일로 건너가 당분간 회화 분야의 작품활동에 전념하고, 사회교육원에서 동양화를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에서도 작가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어느 한 지역,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은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좋은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로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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