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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작가 임옥상씨 전주역사박물관 초청강연

 

 

80년대 민중미술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하면서 미술의 힘을 새롭게 인식시켜온 작가 임옥상씨(53). 그가 전주를 찾아 '문화로 사회 변화를 꿈꾼다'는 화두를 던졌다.

 

3일,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우윤)이 '민중미술 회고전-희망의 노래, 우리의 노래' 개관식을 기념한 초청강연에서였다.

 

대중과 함께 하는 미술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거리미술이벤트 '당신도 미술가'를 지난 99년부터 2001년까지 인사동과 여의도에서 60여차례나 진행했던 그는 이날 슬라이드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며 자신의 작가관과 미술세계를 관객들에게 전달, 강연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미술 패러다임을 사적인 것으로부터 공적인 것으로 넓혀나가는 '공공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불특정 다수가 의외의 장소에서 미적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일이야말로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고 반문하면서 미술은 고고한 것이 아니라 대중과 어우러져 삶속에 녹아 있어야 비로소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미술보다 더 폭넓은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문화운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NGO와 문화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사단법인 문화우리'를 설립,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켜가는 작업. 문화적인 감성과 시각을 제대로 반영해낸 문화마을 조성이나 미술과 환경·생태의 자연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진 미술 대중화를 이어낸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이 운동에는 최열, 박원순씨 등 시민운동가는 물론 건축가 조경전문가 등 다양한 계층의 전문가들이 적극적인 의지로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나 문화단체 등 NGO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그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것은 공공미술작업. 임옥상미술연구소를 통해 기획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미술의 공공성을 실현해가는 통로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 '스탑 더 워'도 그의 연출작업이다.

 

”나의 꿈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다. 미술의 공공성과 사회성은 집단 이기주의와 개인의 욕망을 극복하고 자유로움을 회복하는 중요한 창구다”는 것이 그의 주장.
민중미술에 대한 해석도 명쾌했다. 

 

"민중미술은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우리 삶과 의식 속에 살아 숨쉬는 유산이다”고 말한 그는 "민중미술의 있고 없음을 분석하는데 천착하기 보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민중미술의 정신과 도도한 흐름을 타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건강한 삶과 인생을 가로막는 거대한 힘과 맞서 싸우는 의지와 표현이 민중미술의 힘이자 정신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와 관련해 사라져가는 민중미술작품을 모으고 소장해온 김인철 온다라문화정책연구소장의 숨은 노력 덕분에 전주가 민중미술의 요람으로 자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 그는 전주에 민중미술관을 설립,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민족미술협의회 대표를 지냈던 임씨는 전주와 인연이 깊다. 81년부터 92년까지 전주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그는 80년대 가장 왕성했던 민중미술운동의 치열한 시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이지역의 미술사에 80년대 민중미술 흐름이 깊게 자리잡고 있는 데는 그의 영향이 크다.

 

그는 70년대 사회현실을 반영한 '땅'연작과 '웅덩이'로 민중미술의 지평을 열었으며, 80년대 들어서는 우리 시대의 사회·정치사적 화두를 표현한 '가족'과 '색종이', '아프리카 현대사'연작을 잇따라 발표하며 평단의 격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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