寧以義死일지언정 不苟幸生하여 而視死如歸, 此는 君子之尤難者也라
녕이의사 불구행생 이시사여귀, 차 군자지우난자야
차라리 의롭게 죽을지언정 구차하게 요행으로 살려하지 않아서, 죽음을 보기를 마치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본다는 것은 군자가 해야 할 일 중에서 특별히 더 어려운 일이다.
송나라 때의 문장가인 구양수(歐陽脩)가 쓴 〈종수론(縱囚論)〉이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에 자기 목숨이 아까운 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리고 죽음 앞에서 태연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흔하랴!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아까운 목숨! 무섭고 겁나는 죽음, 그런데, 나라를 위하여 그 아까운 목숨을 내놓고서 그 무서운 죽음의 길을 원래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초연히 간 사람들이 있다.
호국의 영령들! 그 분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의로운 생각 하나만을 가슴에 안고서 그 의로움을 지키기 위해 차라리 죽을지언정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싸우다 가신 호국의 영령들, 그 분들을 기리는 날이 바로 현충일이다. 전 국민이 한마음 한 뜻으로 경건해져야 할 날이 바로 오늘 현충일인 것이다.
그런데, 이 현충일마저도 언제부터인가 구호로만 쇠는 '행사의 날'이 되고 만 것 같다. 경건한 마음을 갖기는커녕 일찌감치 행락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다른 날은 몰라도 현충일만은 그래서는 안 된다. 전 국민이 제주가 되어 제사를 지내는 날인데 제주가 아침부터 놀러 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불러 보자, 현충일 노래를.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임들을 잠재우소서, 임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
寧:차라리 녕 義:의로울 의 苟:구차할 구 幸:요행 행 視:볼 시 歸:돌아갈 귀 尤:더욱이 우 難:어려울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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