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관련 TV프로그램이 많아진 탓인지 애완동물 키우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애완동물은 견공이 강세. 인터넷 동호회는 듣도보도 못했던 세계 각국의 개를 기르는 애견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새로 생긴 동물병원과 펫샵도 꽤 된다. 미래 유망 직종 1위도 애완견 미용사.
애완동물관리과를 신설한 도내 한 대학에서 지난달 국제애견박람회를 개최했고, 임실군에서도 2006년 개장을 목표로 애견동물원 관광지 조성계획을 추진중이다.
귀여운 맛에 잠깐 길렀다가 귀찮아지고 병들고 뚱뚱해지면 길거리에 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견공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진다.
시베리안 허스키(Siberian Husky)와 알래스칸 말라뮤트(Alaskan Malamute)를 실컷 볼 수 있는 영화가 '스노우 독스'(감독 브라이언 레반트·2002)다. 영화는 사람을 '개처럼 무시'하는 여덟 마리 썰매견과 인간의 해프닝을 그렸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개의 표정 연기는 산만한 덩치만큼 풍성한 웃음을 자아낸다.
언뜻 보기엔 비슷해 보통 '썰매개'로 통하지만 엄연히 고향도, 생김새도 다르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이름 그대로 시베리아에 사는 이뉴잇족 중 하나인 척치족의 썰매개로 중형견에 속한다. 멀리 짖을 때 쉰소리가 나기 때문에 허스키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평상시 꼬리가 아래로 내려가 있다.
알래스칸 말라뮤트는 이름대로 알래스카가 고향이며, 말라뮤트족이 썰매 끄는 개로 오래 전부터 소중히 여겨왔다. 허스키와는 달리 몸무게가 34∼39kg으로 대형견에 속하는데, 촘촘하고 굵은 이중 털은 늑대를 닮았으며 평상시 꼬리는 진돗개처럼 위로 말려있다.
멍멍이들이 출연하는 영화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달마시안을 모델로 한 영화. 1961년 발표된 만화를 실사영화로 리메이크한 '101 달마시안'(감독 스티븐 헤렉·1996)과 달마시안의, 달마시안에 의한, 달마시안을 위한 두 번째 이야기 '102 달마시안'(2000). 달마시안의 가장 큰 특징은 악녀 크루엘라가 그토록 원했던 온몸에 흩뿌려진 듯한 얼룩 점. 영화는 수많은 점들이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뛰어다니며 장관을 연출한다.
고대 그리스 조각에 그려져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달마시안은 오스트리아에서는 사냥개로, 영국에서는 코치도그(마차견)으로 함께 했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와 달리 머리가 나쁜데다 신경질적이며 훈련성능도 낮고 사람을 잘 물어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에 맞춰 짖어대는 통에 베토벤이라는 이름이 붙은 개와 그 집 가족들이 펼치는 좌충우돌이 배꼽을 잡게 하는 달콤한 가족 코미디 '베토벤'(감독 브라이언 르반·1992).
거대한 몸집을 출렁이며 열연한 견공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세인트 버나드. 영화에선 장난스럽고 말썽을 많이 피우지만 큰 덩치와는 달리 매우 온순하다. 또 산악 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할 만큼 영리한 행동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본래 추운 지방에서 생활하던 견종이므로 날씨가 무더운 날에는 영화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침을 흘리게 된다.
동물들만 출연하는 '나폴레옹'(감독 마리오 안드레치오·1998)은 어린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다. 영화는 무려 38종류나 되는 동물들이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까지 도맡았다. 컴퓨터 합성이나 카메라 조작 없이 직접 연기했기 때문에 영화는 생생한 자연이 살아 숨쉰다.
장난 삼아 올라탄 풍선바구니가 날아가는 바람에 모험을 시작한 꼬마 강아지는 골든 리트리버. 납작하고 넓은 머리와 짙은 황금색의 털을 가졌고 긴 털이 많이 나 있다. 성격이 온순하고 붙임성이 좋은데다 지능도 높아 맹도견으로 이용된다.
전쟁의 역사는 개와 고양이도 마찬가지. 유사이래 인간이 피 튀기는 전쟁을 일삼아 왔다면, 고양이와 개도 털 날리는 전쟁을 계속해 왔다. '캣츠 앤 독스'(감독 로렌스 구터만·2001)는 인간사회의 전복을 꿈꾸는 사악한 고양이군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견공들의 활약을 그린 라이브 액션 어드벤처다.
'매트릭스'의 액션을 능가하는 동물들의 무예, '미션 임파서블'의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첨단 장비와 무기가 총망라된 첩보 작전은 이 비밀스런 전쟁을 훔쳐보는 재미를 한층 배가시킨다. CG가 있는데 뭔들 못하겠는가.
영화의 주인공인 스누피의 모델은 비글. '요란하게 짖는다' 또는 '작다'를 나타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됐다. 늘어진 귀와 애교 넘치는 성격을 갖고 있으며 후각이 예민해 마약을 찾아내는 데에 이용한다. 영화는 "왜 개는 고양이를 쫓는가”라는 의문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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