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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속 지혜] 마음 밭갈이

단지 방촌의 땅을 남겨 두어서 자손이 그 밭을 갈게 하라.

 

但存方寸地면 留與子孫耕하라.
단존방촌지   유여자손경

 

송나라 사람 나대경(羅大經)이 쓴 《학림옥로(鶴林玉露)》라는 책에 인용되어 나오는 속어이다. '방촌(方寸)'이란 심장 즉 마음을 말한다. '방촌지(方寸地)'는 추상 명사인 '마음'을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地'자를 덧붙여 실지로 볼 수 있는 물건처럼 표현한 것이다.

 

사람들은 자손들에게 보다 많은 땅이나 돈을 남겨 주려고 애를 쓴다. 하기야 몇 년 전에 우리는 훗날 자신의 아들이 대통령 선거에 나섰을 때 선거 자금으로 쓰기 위하여 5,000억이나 되는 돈을 챙겨 가지고 퇴임한 대통령을 본적이 있으니 누구인들 자식에게 많은 땅과 돈을 물려주려고 하지 않겠는가? 허나, 그게 다 부질없는 짓이다.

 

스스로 살 수 있는 자생력이 없는 자손이 돈과 땅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 돈과 땅을 잘 지키겠는가? 오히려 그 돈과 땅으로 인하여 사람만 타락한다. 타락한 자의 방탕한 낭비로 하루아침에 그 돈을 다 쓴 다음에는 아비 어미도 할머니도 몰라보고서 돈을 더 내놓으라며 칼을 들고 덤벼들 것이다. 덜 된 사람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어린아이가 칼을 들고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 잘못 쓰는 돈은 파멸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손에게 돈과 땅을 물려주려고 애쓸 일이 아니다. 방촌의 마음을 가는 '마음 밭갈이'를 알려 주어야 한다. 마음이 바로 서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또 아무 것도 보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但:다만 단  存:있을 존  留:머무를 유, 남을 유  與:줄 여  耕:밭 갈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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