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言이 重於九鼎大呂라
일언 중어구정대려
한 마디의 말이 구정(九鼎)과 대려(大呂)만큼이나 무겁고 권위가 있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평원군열전(平原君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구정(九鼎)'은 하(夏)나라 우(禹)임금이 구주(九州)의 쇠를 모아 만든 솥으로서 국가를 상징하는 물건이다. 그러므로, 하(夏), 은(殷), 주(周) 삼대에는 국가와 왕권이 바뀔 때면 이것을 인수하는 것이 곧 왕권의 인수를 상징하는 것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왕권이 바뀔 때마다 이것에 대한 쟁탈전이 벌어지곤 하였다.
대려(大呂)는 주(周)나라를 상징하는 종(鐘)으로서 주나라의 국보였다. 이러한 까닭에, 구정이나 대려는 예로부터 '아주 중요하고 권위가 있는 물건'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다. 전국시대의 일이다. 조나라의 평원군(平原君)은 식객 중에서 선발한 19인의 인재와 함께 스스로를 천거한 '모수(毛遂)'라는 사람을 데리고 초나라에 합종의 담판을 하러 갔다.
회담에 진척이 없자, 모수는 칼을 빼들고 나서서 초나라 왕을 협박하는 가운데 조·초간 합종의 필요성을 변론하여 순식간에 합종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 버렸다. 이 상황을 두고서 평원군은 모수의 한 마디 말이 "구정(九鼎)과 대려(大呂)만큼이나 무겁고 권위가 있었다"고 평하였다.
이처럼, 말은 무게와 권위가 있어야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말'에 대한 연구 논문이 나왔다고 한다. 재미있는 일이다. 이제, 더 이상대통령의 말이 시비의 대상에 오르내리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言:말씀 언 重:무거울 중 於:어조사 어 ('.....에'라는 뜻) 鼎:솥 정 呂:음률 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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