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예술인 조직'을 둘러싼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정치 사회적 변화와 함께 문화지형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는 시점, 새로운 흐름을 담아낼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오후 7시 전주 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린 마당 포럼에서도 '새로운 예술인 조직의 설립'을 주제로 난상 토론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 논의되었던 '예술인 조직'이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 참석자들은 발족 취지나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면서도 대부분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발제는 화가 송만규씨(전북문화개혁회의 대표).
"이지역의 예술인 조직이 제 기능을 원만하게 수행하고 있다면 새로운 조직에 관한 논의 자체가 필요 없지만 과연 그런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그는 "지방분권운동이 강도높게 추진되고 있는 지금, 지역문화운동도 새로운 의제와 과제, 이해와 요구가 다양해진 만큼 그러한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고, 그것은 특정 장르나 몇몇 명망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의지와 이념적 선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80년대 시대정신으로 출발한 문화예술인들이 지금 지역문화의 중심에 서있지만 그들의 개인적 성취가 지역의 문화조직을 획득하는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진단한 이재규 시민행동 21 공동대표도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이 개개인의 거점보다는 시대 정신의 변화에 맞는 지역의 문화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전북도의회 박영자 의원(문화관광위)은 정책을 정하고 추진해가는 과정에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 새로운 조직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지역의 경우, 자치단체가 문화정책을 수행하는데 전문적인 문화예술인 조직이 의제를 만들고 실행해나갈 방향을 진단, 실질적인 힘이 되어준다”고 소개한 박의원은 "전북도 문화정책이 올바른 방향을 찾고 힘을 얻기 위해서는 변화를 주도할 만한 새로운 조직과 자치단체의 파트너쉽 형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대수 신석호씨 등 젊은 미술인들은 "큰 틀 안에서의 '새로운 조직'은 공감하지만 아래로부터의 동의나 주체적인 힘의 집약없이 상황논리로만 문화예술인 조직의 필요성을 진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견을 보였다.
이들은 "시급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절차적 방식을 고려하지 않고 조직만 출범시킨다면, 관이 진행해온 방식과 다를바 없다”고 지적했다.
전북지역의 새로운 예술인 조직에 대한 논의는 더 뜨거워질 전망.
건강한 문화를 지향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연대와 공동실천을 내세워 규합한 전북문화개혁회의(대표 송만규)도 11일 오후 7시 전통문화센터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새로운 변화 환경에 맞는 발전적 해소안을 논의한다. 문화계에서는 이날 총회 결과가 새로운 문화예술인 조직의 발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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