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된 멜로물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결혼의 부조리함을 통렬하게 공박했다면 이번 주 개봉하는 권칠인 감독의 '싱글즈'는 독신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세태를 민감하게 반영한 트렌디영화다.
결혼의 부조리함을 알고 있는 싱글여성 동미(엄정화 분)와 나난(장진영 분)이 결혼을 배제한 채 연애를 즐기거나 홀로 아이를 낳아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가는 과정을 비춘다. 싱글남성인 준(이범수 분)과 수헌(김주혁 분)은 이들의 보조역. 나이 서른을 앞둔 이들의 우정과 사랑, 일과 결혼에 얽힌 일화를 코믹하게 묘사한 성장영화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10년 뒤쯤….
깜찍한 상상력과 현실적인 대화가 돋보이지만 팬시 상품 같은 이야기 구조는 20대의 진짜 고민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아카데미아트홀·씨네시티코리아·프리머스(이상 전주)·국도(군산)·씨네마(익산) 극장에서 개봉.
'신밧드7대양의 전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차별화 하기 위한 드림웍스의 야심찬 시도로 가득 차 있다. 부제가 암시하듯 천일야화의 귀여운 악동에서 섹시한 해적으로 변한 신밧드는 경이로움·아름다움·도전·비밀 등을 간직한 7대양에서 다양한 모험을 벌인다.
내용은 오디세이아에서 일리아드까지 그리스 신화의 요소들을 짜깁기했지만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를 통해 성차별의 벽을 깬 점은 큰 매력이다. 할리우드 매머드급 스타인 브래드 피트(신밧드 역) 캐서린 제타존스(마리나 역) 미셸 파이퍼(에리스 여신 역) 등이 목소리 열연을 펼치는 것도 관심거리.
짜임새 있는 이야기나 특별한 감동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여름철 애니메이션 관객의 기호에 철저히 맞춘 듯 눈이 시원하고 즐겁다. 전주 명화극장에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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