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작가 강희경씨(31)가 9일부터 20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첫 개인전에 전시한 작품은 유리회화. 국내 화단에서 유리회화는 아직껏 낮선 영역이다. 단순한 재료 실험이나 매체의 섭렵 차원이 아니라 유리회화의 독자적인 예술성을 탐구해온 젊은 작가에 의해 선보인 작품들은 새롭고 신선하며 아름답다.
유리회화는 색깔유리인 스테인드글라스(Stainedglass)가 예술성을 갖추어 진전된 형식이다. 이미 도심의 건물이나 실내장식 등에서 폭넓게 활용해온 유리공예가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잘알려진 스테인드글라스의 차원이라면 유리회화, 특히 현대유리회화는 유리를 예술표현 수단의 재료로 적극적으로 도입, 순수한 예술작품 형식을 열어가는 새로운 분야다.
유럽에서는 대학에 유리조형과가 독립되어 있을 정도로 전통이 깊지만 국내에서는 강씨의 전시회가 현대유리회화전으로는 처음일 정도로 인지도가 낮다.
한국화를 전공한 강씨는 대학(전북대)을 졸업한 이듬해인 97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스투트가르트 국립미술대학에서 유리조형과 회화를 함께 공부했다.
"한국화와 유리회화는 이질적이지만 작업의 과정이나 속성은 너무도 닮아있다”고 소개한 강씨는 화폭의 매체나 먹과 유리가 섞인 안료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쉽게 적응하고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시간과 공간의 여건에 따라 변하는 유리회화의 무한한 표현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리회화는 그 자체로 독립된 작품이지만 빛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변화된 이미지를 갖는 것이 특징. 이번 전시작품들은 대부분 인공적인 조명과 결합해 이미지를 만들었다.
"전시장의 여건상 자연채광에 의한 유리회화의 아름다움을 보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일상속의 이야기를 단순한 형상으로 상징화한 작품을 통해 자연주의의를 지향하는 자신의 정신세계를 담아냈다.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에서 얻은 쓸모없는 타이어와 유리회화를 결합시킨 소재의 발굴도 흥미롭다.
한국화와 유리회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강씨는 유리회화가 지닌 독창적인 예술성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시켜나가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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