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로서 거울을 삼으면 의관을 바르게 할 수 있고, 옛날 일로써 거울을 삼으면 흥망의 원인을 알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잃고 얻음을 밝힐 수 있다.
以銅爲鏡, 可以正衣冠 以古爲鏡 可以知興替 以人爲鏡 可以明得失
이동위경, 가이정의관 이고위경 가이지흥체 이인위경 가이명득실
당나라 사람 오긍(吳兢)이 쓴 《정관정요(貞觀政要)》의 〈임현(任賢)〉편에 나오는 말이다.
아직 유리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옛날에는 구리로 거울을 만들어 그것은 잘 닦아 얼굴을 비쳐보았다.
청동 거울이 오늘날의 유리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런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쳐보는 까닭은 자신의 용모나 복장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거울은 외모를 비쳐보는 이런 거울만 있는 게 아니다.
흥망을 비쳐 볼 수 있는 거울도 있고 득실을 비쳐볼 수 있는 거울도 있다.
역사는 흥망의 이유를 비쳐볼 수 있는 거울이다.
개인이든 나라든 흥성할 때는 흥성할 만한 이유가 있고 망할 때는 망할 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의 경험은 자신을 비쳐볼 수 있는 거울이다.
물론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지만 미혹에 빠져 자신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을 때는 반드시 남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거울을 부정하려드는 사람의 오만에 있다.
역사의 거울에 흥망의 원인이 명확하게 비쳐 나왔고 타인이라는 거울에 득실의 결과가 뚜렷하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런 경우에 속하지 않는다고 애써 부정하려 드는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은 망하고 만다.
거울은 정확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銅:구리 동 爲:할 위 鏡:거울 경 興:흥할 흥 替:폐할 체 得:얻을 득 失:잃을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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