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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4+7' 전…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안은 꽉 차있다. 네명의 작가와 또다른 일곱명 작가는 많지 않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자극하고 감동시킨다.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하는 작품은 전시실 안에 얼마든지 있다. 소재는 풍부하고, 내용의 다양성도 넘쳐난다.

 

'규모'의 전시로부터 섬세하고 밀도있는 전시로의 전이(轉移).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2003 4+7전'의 특징이다.

 

격년제로 열고 있는 이 전시회는 전북청년미술상 운영위원들과 수상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다. 올해는 운영위원인 이건용 유휴열 이철량 이상조씨, 수상자인 임택준 강용면 유경상 홍선기 이철규 김윤진 채우승 차유림 지용출 김성민씨가 참여했다.

 

14명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는 다양하다. 그러나 그 다양함속에는 일관되게 흐르는 공통적인 정서가 있다. 실험성과 자유로움. 50·60대의 중진작가들이 견지해온 실험성과 자유로움은 30·40대 청년작가들의 그것과는 또 다르지만 자기 발언의 세계를 탐색하는 통로에 놓여진 지치지 않는 창조적 정신은 연륜의 틀을 가르지 않는다.

 

사회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작업해온 이건용씨의 '물로부터'는 물이 지닌 수용성을 여러 형상으로 구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환경문제에 귀착하게 하는 메시지 있는 작업. 근래들어 새로운 주제를 만난 유휴열씨의 '잃어버린 시간'은 물질이나 도구를 활용한 강렬한 화폭을 통해 삶의 근저로부터 소외되고 잊혀지는 소중한 것들을 제기한다.

 

모필의 자유로운 운동성을 통해 수묵의 표현세계를 더욱 새로운 언어로 열어가는 이철량씨의 '신시'나 산의 작가 이상조씨의 오브제 작업도 새롭다.

 

수상작가들의 작업은 깊어지고 밀도있는 세계로 만난다. 1회 수상자인 임택준으로부터 올해 수상자인 김성민까지 14명의 수상자 중 10명 참여 작가는 이 상의 의미를 새삼 주목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작업인 것 처럼 보이지만 환경에 대한 처절한 현장을 고발하는 임택준의 부조 작업, 일관된 목조 작업으로 옛것을 오늘에 새롭게 해석하는 조각가 강용면, 조형성 돋보이는 도조작업으로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유경상, 암울한 시대상을 자기존재에 대한 인식으로 통찰하는 홍선기, 한국화의 가능성을 새로운 형식과 소재의 발굴로 모색하고 있는 이철규, 서양화의 영역을 한국적 정서로 극대화시키는 김윤진, 단순하고 절제된 양식으로 상징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법에 천착해온 채우승은 철저한 탐색 과정으로부터 자기 세계의 탄탄한 구축 과정으로 옮겨가 있다.

 

수상작가로는 유일한 여성작가 차유림의 인체를 통한 강렬한 자기 메시지의 변화나, 단색 목판화의 단순한 표현력과 구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담아가는 지용출, 자기 시련의 체험이자, 현실에 대한 인식을 젊은작가다운 열정으로 고발해가는 김성민의 작업은 지역미술의 힘을 열어가는 가능성으로 보여지기에 충분하다.

 

열정과 의욕, 그에 걸맞는 작가적 역량이 충만한 후배들의 작품을 마주한 이건용·유휴열씨는 젊은 작가들의 창작을 북돋울 수 있는 지원제도가 정책적으로 마련되고 있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상작가들의 깊어진 작가적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이교수는 "수상작가들은 이 지역 뿐 아니라 국내외에서도 매우 훌륭한 평가를 받는 작가의 반열에 들어서있다”며 "이같이 평가 받고 검증받은 작가들에게 보다 적절한 지원과 창작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창작실 조성이나 작품 판매를 위한 문화 환경 조성 등 실질적인 창작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일에 자치단체가 앞장 서줄 것”을 제안했다. 후배들의 창작 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해온 선배들의 바람은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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