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에 존재할지도 의문인 2080년에도 인간의 사랑은 계속된다. 단지 사랑의 대상에 사이보그가 포함될 뿐. 영화 '내츄럴 시티(감독 민병천)'속 2080년, 인간이 기피하는 것들은 이제 사이보그들의 영역이 되어버렸다.
무단이탈한 사이보그를 제거하는 요원 R(유지태)과 폐기처분을 3일 앞두고 있는 사이보그 리아(서린)가 사랑에 빠진다.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인간의 몸에 리아의 기억을 주입하는 것 뿐.
5년이라는 긴 제작기간 동안 베일에 쌓여있어 더욱 궁금증을 자극하던 '내츄럴 시티'는 황사가 심하게 찾아온 어느 봄날같다. 허무함과 쓸쓸함이 가득 묻어나오는 갈색톤으로 물든 2080년 서울이 배경. 사이보그가 인간만큼 흔하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 거대한 우주선 등은 어린시절 한번쯤은 그렸을 '미래의 상상화'같다.
'내츄럴 시티'의 화려한 비주얼과 특수기법은 한국 SF 영화의 발전을 보여준다. 할리우드의 세련된 기술로 눈이 높아진 관객들의 반응과 한국의 SF영화에 대한 그동안의 한탄들을 76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순제작비가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엔 절절하게 흐르는 음악과 아름다운 배경이 필요조건. 하지만, 민감독은 "끝을 앞둔 사랑이야기와 SF라는 장르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한다. 사랑과 SF의 결합. 그 결합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전주 프리머스·아카데미아트홀과 군산 국도극장, 익산 씨네마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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