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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폐막 앞두고 만난 임진택 총감독

 

조직위의 구조적 한계, 운영의 묘 못살렸렸지만...

 

"외부적으로는 사회적 분위기가 워낙 어수선해서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웠고, 내부적으로는 시작부터 예기치 못했던 상황에 부딪쳐 혼란스럽고 추스르기도 버거웠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개막작의 문제 이외에 비교적 큰 흠없이 운영되지 않았나요."

 

폐막을 하루 앞둔 4일, 창작판소리사습대회가 열리는 전통문화센터에서 만난 임진택총감독(53)은 많이 지쳐보였다.

 

임기 2년을 마무리 하는 시점. 그는 지난해보다 많은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개인적으로 뿐 아니라 3회라는 횟수의 의미와 무게 때문이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소리축제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프리축제부터 친다면 네번째인데, 만약 정체성이나 가능성 모색이 여전히 화두가 된다면 정말 어렵게 된다고 생각했지요. 정말 잘 치르고 싶었습니다."

 

그가 가장 큰 기대를 갖고 있었던 무대는 개막작이다.

 

소리스펙타클 공모가 무산되고, 내부적으로 작품 선정을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제안된 '백제의 물길 -천음야화'는 임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올해 주제를 확실하게 담아내는 이 실험적 창작품이 우리 음악사의 새로운 실현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작품의 참신성, 명료한 주제 의식이 그에게 확신을 갖게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대는 무산됐다. 작품의 음악성과는 별개로 연출력 부재와 영상작업의 오류가 불거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총체적으로 부실한 무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축제 기간 내내 그는 마음 졸여야 했다.

 

다시 마음의 평정을 찾아준 무대는 '오케스트라 아시아'. 의외로 관객들의 호응은 컸다. 곡 선정부터 조직위 기획팀이 철저하게 결합한 결과다.

 

올해 축제의 중심을 온전히 '목소리'에 맞추었던 임감독은 우리음악과 서양음악의 비중은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 판소리 집중으로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목소리'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발굴한 올해 기획물에 그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는 올해도 역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던 프로그램.

 

"아쉬움이 컸습니다.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에 초청된 단체들은 각 나라의 문화재급이예요. 당초 참여형 축제를 위해 기획한 터여서 야외무대로 배치했는데, 그들의 예술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극장 무대의 활용이 있었어야 했다는 생각이예요."

 

소리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줄곧 갈등해온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고민은 축제의 현장에서 다시 확인된 셈이었다.

 

공연예술축제로서의 성격이 강한 소리축제의 프로그램을 두고 지나치게 집객수의 외형적 관점에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그는 올해의 경우, 예술축제의 가능성이 확인되었다는 사실을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계약기간이 끝납니다. 다시 소리축제와 인연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축제를 위해 제가 마무리해야할 일이 적지 않습니다. 조직위의 구조적 문제는 심각합니다.”

 

권한은 주어지지 않고 책임만 강조되는 현재의 틀에서는 좋은 축제를 만들기 어렵다고 밝힌 임감독은 지원하는 자치단체와 실행하는 전문가들이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견제하는데만 급급하다면 결과가 뻔하다는 사실을 올해 축제에서 절감한 듯 했다. 소리축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그의 할일이 분명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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