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상처 받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몸짓. 전북대 무용과 이경호 교수(44)의 창작한국무용 ‘바그다드 샤콘느’가 5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무대에 오른다.
“이라크 전쟁 뉴스를 보면서 보이지 않는 힘과 나약한 인간에 대한 복잡한 생각에서부터 작품이 시작됐다”고 소개한 이교수는 상처의 위로를 넘어 우리의 가치관과 정당한 사회 윤리를 묻는다.
‘목 없는 여신의 환생’ ‘살풀이-죽은 자들을 위한 자학’ ‘샤콘느-묘비명, 부서지는 이름들’ ‘신들과 메마른 대지의 전쟁-불꽃놀이’ ‘끝나지 않는 저주의 악순환’ 등 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반복되는 평화와 싸움을 다룬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해피앤딩인 것에 반해, 진행중인 전쟁의 참상을 극명히 보여주기 위해 ‘저주의 악순환’으로 끝을 맺는 것도 독특하다.
이미지 중심인 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교수는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통로를 여러 곳에 열어놨다. 전사자들의 이름이 적힌 묘비들, 전쟁의 피해를 달래는 상징적 장면들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바흐의 바이올린 연주곡 ‘샤콘느’의 깊고 무거운 음률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공연 마지막을 장식하는 ‘샤콘느’ 라이브 연주는 산자와 죽은자의 영혼을 이어주는 장치다.
전통과 현대적 정서가 어우러진 작품을 발표해온 이교수는 “주제와 배경에 상관없이 한국무용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춤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온 사람의 흔적, 예술의 흔적이 전쟁으로 순식간에 사라지는 슬픔과 두려움을 달래는 진혼제와 같은 이 작품에는 조현희 이태문 신동엽씨가 특별출연하고, 전북대 무용과 재학생들이 결합했다. 2003 무대창작활성화 작품지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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